이연희가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SM엔터테인먼트
이연희가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SM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연희가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변신을 선보인다.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잠시 벗고, 짙은 화장에 탈색한 머리, 오토바이 질주까지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로 대중 앞에 선다. 그의 도전은 호평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2001년 제2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이연희는 드라마 ‘금쪽같은 내새끼’(2004~2005)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해신’(2004~2005), ‘어느 멋진 날’(2006), ‘에덴의 동쪽’(2008~2009), ‘유령’(2012), ‘미스코리아’(2013~2014), ‘화정’(2015), ‘다시 만난 세계’(201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스크린에서는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을 시작으로 ‘내 사랑’(2007), ‘순정만화’(2008), ‘결혼전야’(2013),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2015), ‘새해전야’(2019)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화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연희는 주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만, 종종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배우로서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색한 발성과 표정, 서툰 감정 표현 등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드러내 혹평이 쏟아졌다.

한층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낸 이연희. ‘다시 만난 세계’(왼쪽 위), ‘더 게임:0시를 향하여’(왼쪽 아래), ‘더 패키지’(오른쪽). /SBS, MBC, JTBC
한층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낸 이연희. ‘다시 만난 세계’(왼쪽 위), ‘더 게임:0시를 향하여’(왼쪽 아래), ‘더 패키지’(오른쪽). /SBS, MBC, JTBC

그런 이연희가 차츰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2017년 방영된 ‘다시 만난 세계’ 에서부터다. ‘화정’ 이후 약 2년간의 공백기 후에 돌아온 그는 ‘다시 만난 세계’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는 정정원 역을 맡아 한층 안정적인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밝고 활동적인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같은 해 방송된 ‘더 패키지’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한 뒤 프랑스에서 여행 가이드로 살다 운명의 상대인 산마루(정용화 분)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윤소소로 분해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에서는 강력계 형사 서준영 역을 맡아 주연 배우로서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자신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하나둘 바꿔오고 있는 이연희. 그의 다음 행보는 ‘SF8’다. MBC와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웨이브(wavve)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하는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다. 오는 10일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독점 선공개된 뒤 8월 중 MBC를 통해 방영된다.

강렬한 비주얼로 새로운 매력을 예고하는 이연희(가운데). ‘SF8’ 포스터. /웨이브, MBC
강렬한 비주얼로 새로운 매력을 예고하는 이연희(가운데). ‘SF8’ 포스터. /웨이브, MBC

이연희는 기술 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미래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룬 ‘SF8’ 시리즈에서 ‘만신’ 주연을 맡았다. ‘만신’은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인공지능 운세 서비스 ‘만신’을 신격화해 맹신하는 사회를 그린다.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연애의 온도’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해온 노덕 감독이 선보이는 박진감 넘치는 장르물이다.

‘만신’에서 이연희는 토선호를 연기한다. 동생의 사망원인이 인공지능 운세 서비스 ‘만신’때문이라 여기고 그 실체를 집요하게 쫓는 인물이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연희는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시도해 이목을 끌었다. 탈색한 머리카락에 가죽 재킷 차림, 오토바이에 올라 질주하는 모습과 거친 말투까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지난 8일 진행된 ‘SF8’ 제작발표회에서 이연희는 연기 변신에 대해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눈치 안 보고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는 친구를 그려보고 싶었다.  기존 이미지와 달라서 (대중들이) 어떻게 봐줄지 기대된다. 나는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결혼 소식을 전한 후 첫 공식석상에 선 이연희는 “변함없이 좋은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만신’을 통해 과감한 변신을 택한 이연희가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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