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신의 최측근 로저 스톤을 기습 사면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4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신의 최측근 로저 스톤을 사면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현지시간) 2016년 대선 때 참모였던 정치컨설턴트 스톤에게 징역 40개월을 감형해 복역을 피하게 했다. 감형 형태로 복역을 면하게 한 것으로, 사실상 사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톤은 오는 14일 조지아주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수감 나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사면을 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 측과 내통했다는 의혹이다. 스톤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가 선거 때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의혹에 개입하고, 그 조사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하지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스톤은 좌파들이 만든 ‘러시아 사기극’의 피해자”라며 “그는 이제 자유인”이라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진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스톤의 감형에 부정적이었고, 하더라도 대선 이후에 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외곽 조언 그룹에서 스톤의 감형에 찬성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지지율 침체를 겪고 있어, 스톤 사면을 통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러시아 스캔들’을 무력화시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로도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윗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무법적 대통령이 법무부를 노리개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잃은 것으로부터 교훈을 얻었다고 말해왔지만, 그의 친구이자 참모인 로저 스톤을 감옥에서 끄집어내려고 대통령직 권한을 사용해 워터게이트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던 닉슨조차 감히 건너지 못한 선을 넘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여권인 공화당 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터져나왔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부패: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의 형을 감형하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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