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같아 세계 각지에서 때 아닌 관심을 받고 있는 '코로나 엑스트라'. / 오비맥주
코로나19와 같아 세계 각지에서 때 아닌 관심을 받고 있는 '코로나 엑스트라'. / 오비맥주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전대미문의 팬데믹 위기를 불러온 코로나19로 인해 본의 아니게 세계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코로나 엑스트라’. 멕시코를 대표하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인 코로나 엑스트라가 코로나19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됐다는 항간의 소문은 과연 사실일까.

◇ 억울한 ‘동명이인’… 코로나 엑스트라의 현주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무렵, 한 장의 패러디 사진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왼쪽에는 코로나 맥주병 하나가, 오른쪽엔 피라미드 대열을 한 다수의 하이네켄 맥주병이 서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스크가 씌어진 하이네켄 맥주병들은 마주보고 있는 코로나 맥주를 향해 마치 “저리 물라가라”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당시 사진은 코로나19를 향한 세계인들의 공포심을 보여준 상징으로 지금도 심심치 않게 인스타그램 등에서 회자되고 있다.

패러디 당사자가 된 코로나 엑스트라로서는 억울할 일이다. 이름을 제외하면 코로나19와 어떠한 관련성이 없음에도 마치 ‘공공의 적’이 되는 듯한 분위기가 퍼졌다. 수입 맥주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미국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코로나 엑스트라의 명운이 다했다는 불길한 전망이 쏟아졌다.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 맥주의 매출 타격은 없다”는 코로나 맥주 모회사 컨스털레이션의 공식 발표에도 흉흉한 억측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설상가상 영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코로나 맥주의 상품 인지도가 코로나19 발생 직후 24점 가량 감소했다고 밝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졌다.

위기는 얼마 안가 찾아왔다. 지난 4월 멕시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필수 업종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려 코로나 엑스트라의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세계 180여개 국가에 판매되는 코로나 엑스트라의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게 되면서 국내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로부터 약 석 달이 지난 지금 코로나 엑스트라의 국내 상황은 어떨까. 코로나19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실제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렸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코로나 엑스트라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종식이 까마득한 가운데서도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 4월 중단됐던 멕시코 공장도 정상화 돼 예년 물량만큼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코로나 맥주를 수입해 유통하는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 엑스트라 수입 물량이 적어 현지 생산 중단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면서 “현재 원래 수준대로 수입이 이뤄지고 있고 매출도 코로나19 이전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코로나 엑스트라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현상도 빚어진다. 16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6월 코로나 엑스트라의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코로나 맥주 사이에 어떤 관계도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호기심과 재미 차원에서 코로나 맥주를 찾는 사람들도 있어 오히려 코로나19 덕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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