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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장르만 코미디’, ‘개그콘서트’가 남긴 메시지를 새겨야 할 때
2020. 07. 17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코미디를 확장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건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공식 홈페이지
코미디를 확장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건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KBS2TV ‘개그콘서트’가 기한 없는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JTBC가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장르만 코미디’가 그 주인공. 드라마, 웹툰,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형태에 개그를 접목시킨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바. 과연 ‘장르만 코미디’의 신선함은 통했을까.

지난 4일 첫 방송된 JTBC ‘장르만 코미디’는 웹툰, 드라마, 예능, 음악 등 여러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코미디의 확장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예고편으로 ‘부부의 세계’ 패러디 영상을 올리며 ‘장르만 코미디’는 큰 화제를 모았다.

‘장르만 코미디’는 ‘개그콘서트’ 제작을 맡았던 서수민 PD가 연출을 맡은 프로그램이다. 그래서일까. 중간마다 등장하는 카메오 배우들을 제외하곤 안영미‧유세윤‧김준호‧김준현‧정태호 등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의 활약으로 코너들은 채워진다.

'개그콘서트'의 기약없는 휴식기로 갈 길 잃은 개그맨들이 개그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 역할을 하고 있는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방송화면
'개그콘서트'의 기약없는 휴식기로 갈 길 잃은 개그맨들이 개그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 역할을 하고 있는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방송화면

물론 ‘개그콘서트’의 기약 없는 휴식기 돌입으로 갈 길 잃은 개그맨들에게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장르만 코미디’의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또한 관찰 예능과 리얼리티 예능의 발달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장르만 코미디’의 코미디 확장 프로젝트 역시 긍정적인 도전으로 보여진다.

다만, 신선함을 앞세운 듯 했으나 ‘장르만 코미디’는 예전 프로그램들에서 많이 봤던 콩트와 개그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도전의 빛을 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장르만 코미디’에서는 ‘쀼의 세계’ ‘끝까지 보면 소름 돋는 이야기’ ‘장르만 개그맨’ ‘억G&조G’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 등의 코너가 담겨 방영됐다.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쀼의 세계’는 예고편 이상의 큰 재미를 선사하기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안영미가 지선우 역으로, 유세윤이 이태오 역으로 등장해 방영 당시 화제가 됐던 장면들을 패러디 하는 데 중점을 둔 ‘쀼의 세계’는 기존 콩트에서 자주 보이던 오버스러운 연기와 설정으로 특별한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루즈한 연출은 개그의 활력을 잃게 만들며 입꼬리가 올라갈 타이밍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웃음은 지선우 엄마로 등장하는 ‘국민 시어머니’ 배우 서권순의 활약이 자아내니 과연 누굴 위한 프로그램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과거 본 듯한 개그와 콩트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방송화면
과거 본 듯한 개그와 콩트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JTBC '장르만 코미디' / JTBC '장르만 코미디' 방송화면

‘개그콘서트’ 종영 이후의 개그맨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그려낸 ‘장르만 개그맨’ 또한 ‘개그콘서트’ 무대에서 본 듯한 티키타카로 큰 웃음을 주지 못한다. 이세진의 과거 유행어 “세진이 왔쪄여”를 보여주자 식상하다며 호통을 치고 뒤돌아서는 아무렇지 않게 세진의 유행어를 복사한 개그를 선보이는 김준호, 그리고 이로 인해 다툼이 일어나는 설정들은 너무 뻔하다. ‘개그콘서트’식 개그의 범벅,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엔 한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에 ‘장르만 코미디’는 첫 방송 시청률 1.4%(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 11일 방송분 1.1%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예전만큼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개그의 부활을 꿈꾸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는 시대에 발맞춘 도전이었으리라. 하지만 기대했던 ‘신선함’은 없고 ‘진부함’만 남았다. ‘개그콘서트’ 흥행 시절의 콩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요즘 개그를 입었을 때 비로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장르만 코미디’, ‘개그콘서트’가 남긴 메시지를 곱씹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