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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제2의 전성기 연 심은경, 그 도전의 의미
2020. 07. 21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국내를 넘어 일본까지 사로잡은 배우 심은경. /뉴시스
국내를 넘어 일본까지 사로잡은 배우 심은경.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심은경의 유의미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충무로 대세 배우로 성장한 그는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택하며, 국내를 넘어 일본까지 사로잡았다. 아픈 성장통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심은경은 10세의 나이로 연기를 시작한 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오던 그는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써니’(2011)와 영화 ‘수상한 그녀’(2014)를 흥행시키면서 흥행 파워까지 입증했고, ‘수상한 그녀’를 통해서는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영화 ‘널 기다리며’(2016), ‘걷기왕’(2016), ‘특별시민’(2017), ‘염력’(2018)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심은경은 한국은 물론, 일본 무대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주목을 받았다. 이미 국내에서는 확실한 입지를 다진 배우인 만큼, 새로운 도전을 택한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심은경이 이뤄낸 성과는 놀라웠다. 2017년 4월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일본 활동에 나선 그는 굵직한 작품에 연이어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것은 물론, 연기적으로도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영화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심은경. /팝엔터테인먼트
영화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심은경. /팝엔터테인먼트

특히 지난 3월 영화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은 데 이어,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로 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에서 일본배우 카호와 함께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데뷔 3년 만에,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로 이뤄낸 놀라운 성과다. 

지난해 개봉한 ‘신문기자’는 일본의 현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 영화로 자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가짜 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 하는 진실을 집요하게 좇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심은경은 실제 인물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를 모티브로 한 요시오카 에리카를 연기했다. 정권이 은폐하려는 정치 스캔들을 취재하는 신문기자 역을 맡은 심은경은 탄탄한 연기력과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어두운 진실과 마주한 기자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또 하나의 트로피를 안긴 ‘블루 아워’에서 심은경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오는 22일 국내 개봉하는 ‘블루 아워’는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카호 분)가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 분)와 여행을 떠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이야기. 

심은경은 스나다를 이끌고 고향으로의 여행을 주도하는 기요우라로 분했다. 기요우라는 태어나서 걱정이란 건 해본 적 없는 듯한 해맑음과 천진난만함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심은경은 ‘신문기자’ 속 카리스마를 벗고 특유의 밝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인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열연으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완성한 것은 물론, 카호와의 절친 ‘케미’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로 국내 관객을 찾는 심은경. /오드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로 국내 관객을 찾는 심은경. /오드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넘어가는 시기 성장통을 겪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몰랐고, 항상 잘해야 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증도 심했다. 그런 마음들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심은경은 지난 20일 진행된 ‘블루 아워’ 개봉 기념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성장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은 고민을 소화하는 법을 익히는 중”이라고 고백했다.

‘천재 아역’부터 ‘최연소 흥행퀸’ ‘충무로 기대주’ 등 쏟아지는 수식어와 수많은 기대 속 그는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치열하고 있었다. 때로는 짓누르는 부담감에 주저앉고도 싶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택했고 제2의 전성기를 스스로 열었다.

심은경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며 “앞으로 더 겸허하게 배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면서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더 멋있게, 열심히 활동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