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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오케이 마담] 뻔한데, 묘하게 빠져든다
2020. 08. 04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특별할 것 없는 소재인데, 흥미롭다. 예측 가능한 전개인데, 자꾸 빠져든다.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유머코드지만, 웃음이 터져 나온다. 뻔하지만, 묘하게 빠져드는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이다.

차진 손맛으로 빠른 완판을 기록하는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 분)은 컴퓨터 수리 전문가 석환(박성웅 분)의 남다른 외조로 하와이 여행에 당첨되고,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비밀 요원을 쫓는 테러리스트들도 같은 비행기에 오르고 꿈만 같았던 여행은 아수라장이 된다. 난데없는 비행기 납치 사건의 유일한 해결사가 돼버린 부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을 펼치며 인질이 된 승객을 구하기 시작한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날, 보러와요’(2016) 등을 연출한 이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케이 마담’으로 돌아온 엄정화.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오케이 마담’으로 돌아온 엄정화.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 설정으로 풍성한 재미를 전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 비행기 납치 사건의 해결사로 활약하며 히어로로 거듭나는 미영과 석환 부부부터 첩보 요원이 꿈인 신입 승무원, 비행기만 타면 긴장하는 긴장남, 원정출산을 떠나는 며느리와 시모, 안하무인 국회의원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액션 또한 재미 포인트다. 좁은 비행기 안에서 펼쳐지는 타격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가 은근히 박진감 넘친다. 특히 꽈배기 맛집 사장이던 미영이 숨겨왔던 내공을 드러내며 테러리스트들을 하나 둘 처치해나가는 과정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동안 본 적 없는 비행기 내부 공간을 담아낸 점도 색다른 볼거리다.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좌석 등 승객 탑승 공간은 물론,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장소인 갤리(galley), 파일럿의 공간인 조종실, 캐리어로 가득 쌓인 짐칸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장소들을 완벽하게 구현해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오케이 마담’으로 뭉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웅‧이상윤‧배정남‧정수빈.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오케이 마담’으로 뭉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웅‧이상윤‧배정남‧정수빈.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들도 제 몫을 해낸다. 특히 영화 ‘미쓰 와이프’(2015)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엄정화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부터 웃음과 액션, 잔잔한 감동까지 모두 잡으며 명불허전 존재감을 입증한다. 오랜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성공적인 귀환이다.

박성웅도 좋다. 미영밖에 모르는 철부지 남편 석환으로 분한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애교 가득한 사랑꾼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미영‧석환 부부의 딸을 연기한 아역배우 정수빈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하고, 반가운 얼굴의 깜짝 카메오는 등장하는 모든 순간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다만 몇몇 캐릭터들의 활용은 아쉽다. 이상윤이 연기한 리철승과 이선빈이 분한 미스터리한 승객은 극 초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거창한 시작에 비해 끝은 싱겁다. 나름의 반전 요소를 간직한 인물들이지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익숙하고 평범한 전개 탓에 기존 코믹 액션물과 차별화된 재미를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철하 감독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흥겨운 파티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면서 “어렵게 분석하고 일일이 따질 필요 없이 그저 신나게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러닝타임 100분, 오는 1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