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비즈 팩트체크
[비즈 팩트체크㉚] 자동차보험, 자차 접수하면 내년 보험료 무조건 할증?
2020. 08. 06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 픽사베이
자동차보험료는 사고 발생 횟수와 사고 내용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다만 경미한 사고라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우리나라는 자동차 구매 후 해당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종합보험을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종합보험은 △대인1·2(다른 사람 신체에 입힌 손해) △자손(자기 신체 피해) △대물(다른 차량에 입힌 손해) △자기차량손해담보(이하 자차보험) 등 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자차보험은 가입자가 차량을 운전하다가 상대방 없이 단독사고를 내거나, 화재·폭발·도난 등으로 차량이 파손됐을 때 이에 대한 수리비 등을 손해보험사 측에서 대신 처리해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자차보험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손해보험사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가입할 때 자차보험을 적용하는 운전자 비율은 79%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자차보험을 가입한 운전자라 할지라도 경미한 사고 발생 시 자차보험 처리를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수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년 보험료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또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험료가 큰 폭으로 낮아져 100명 중 20명 정도의 적지 않은 운전자들은 자동차보험을 가입할 때 자차보험을 제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사고 발생 시 자차보험을 이용해 차량을 수리할 경우 자동차 보험료는 할증될까.

/ 픽사베이
올해 사고를 낸 운전자는 무사고 운전자에 비해 내년에도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경미한 사고라도 연 2회 이상 사고가 있다면 보험사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료는 인상된다. / 픽사베이

◇ 다수 손해보험사 “자차보험 처리 시 보험료 인상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조건’ 인상은 아니지만 보험료 할증 점수가 더해지고, 무사고로 인한 보험료 인하가 유예된다. 또 올해 자차보험 처리 사고가 1건뿐이라도 직전 3년까지의 사고 기록을 종합해 보험료를 산출하기 때문에 최근 3년 내 사고로 인한 보험 접수가 있었다면 보험료는 인상된다.

자동차보험료 할증 관련 실무지침서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보험가입 운전자의 최근 3년간 사고발생건수나 무사고기간 등을 기준으로 요율계수를 세분화해 보험료 할증 또는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손해액의 크기에 따라 할증 점수를 부과하며, 보험료 산출시 이를 기준으로 우량할인 혹은 불량할증요율을 반영한다. 아울러 가입자의 최근 3년간 사고 처리횟수도 보험료 할증에 반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개별할인·할증 평가 방법으로 △사고 유무 △사고 내용이 있으며, ‘표준할인할증률+특별할증률’을 기준으로 요율을 구성한다. 적용 요율은 1∼23등급까지로 세분화 돼 있으며 등급별 적용률은 최고 200%, 최저 40%다.

높은 등급(1등급·최고 200%)에 가까울수록 할인이 크게 적용되며, 낮은 등급(23등급·40%)일수록 할증이 적용된다.

국내 손해보험사에서는 자동차보험의 할증·할인 적용요율은 회사별로 다를 수도 있으나, 자차보험만을 비교할 경우네 보험료 할증 기준을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먼저 자차보험을 이용해 차량을 수리했을 때 할증으로 보험료가 인상되는 경우는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 초과 사고 1회 이상 △할증 기준금액 이하더라도 1년 내 2회 이상 사고발생 △직전 3년을 포함해 당해까지 총 2회 이상 사고발생 등이다.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은 전 보험사가 동일하게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200만원 초과 등 총 4가지로 나뉜다. 여기에서 또 자기부담금 비율이 20%와 30% 두 가지로 나뉘고, 특정 보험사는 최소 자기부담금을 △20만원 △30만원 △50만원 등 세분화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정해둔 경우도 있다.

손해보험사에 따라 자차보험 선택 비율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자차보험을 선택하는 운전자의 90% 이상은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 초과로 선택한다. 할증기준금액이 200만원 초과라면 200만원 기준을 넘기지 않을 시 할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운전자 중 자차보험을 선택한 운전자의 93.7%가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 초과를 선택했다. 2019년 현대해상 가입 통계에서도 자차보험 가입자 비율이 79%며, 이들 중 92%가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 초과로 설정했다.

보통 자차보험을 통해 차량을 수리하는 경우는 △주행 중 미끄러짐 등으로 인한 단독사고 △비접촉사고 시 상대방의 도주로 가해자 불분명 △주차 중 차량 파손 △사고 시 과실이 50대 50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에도 수리비가 30만원 내외로 산출될 시 적지 않은 운전자들은 자차보험 처리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기준 자차보험을 통해 차량 수리를 할 시 2023년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까지 사고 이력이 따라다니고, ‘3년 이상 무사고’ 할인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올해 자차보험 처리 후 내년이나 내후년 사고가 1건 발생할 시 최근 3년 사고 시 자차보험 적용이 2건 이상으로 보험료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에는 2024년, 2025년까지도 직전 3년간 사고가 집계돼 무사고 할인을 적용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또한, 자차보험을 이용할 때는 사고 건마다 자기부담금을 최소 20만원을 운전자가 부담한다. 그럼에도 손해보험사에서는 내년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어 적지 않은 운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 픽사베이
큰 사고나 경미한 사고나 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손해사정 담당자를 배정해야하며, 이 경우 손해사정에 드는 비용은 동일하다. / 픽사베이

◇ 경미한 사고에도 손해사정 비용 발생…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차량 사고는 아주 경미한 사고부터 대형사고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작은 사고나 큰 사고나 손해사정 담당자는 동일하게 배정되며, 이 경우 손해사정 최소 비용은 동일하다.

특히 자동차 운전은 긁힘이나 찍힘, 사이드미러 파손 등과 같은 실제 손해가 10∼20만원 정도에 불과한 가벼운 사고가 다발할 수 있는 특징적 요소가 있다. 차량 수리 시 수리비와 공임비 등을 모두 포함해 20만원 이하의 비용이 발생한다면 자차보험 처리 자기부담금 최소금액인 2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은 비용이다.

이러한 일정 범위 이하의 경상 손해를 상법에서는 소손해라고 하는데, 소손해까지 모두 보험처리를 하게 될 시에는 지급되는 보험금 대비 보험금을 산출하기 위한 손해사정 부분에서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보험의 효용성이 하나도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만약 차량 수리비가 약 10∼20만원 내외의 소액 사고까지 전부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실제로 지급하는 보험료는 2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보험료를 지급하기 위해 손해사정 비용이 매 사고 건마다 발생한다. 즉 20만원 소액 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손해사정 비용이 보험 지급액 그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자동차보험은 일정 규모 이하의 손해액, 일정 비율 이하의 손해액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천성 대구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손해사정 비용은 사고 규모가 1,000만원이나 100만원이나 10만원이나 거의 비슷하다”며 “손해사정 비용도 일반 보험 수요자가 모두 부담해야하고 결국 보험료에 모두 적용되는 부분이라 경미한 사고의 경우는 굳이 손해사정 비용을 쓰면서까지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보험 계약자가 자비로 해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료 할증과 자기부담금 설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에서 보험료 할증과 자기부담금을 설정하는 이유는 보험가입자도 사고에 책임이 일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며 “할증과 자부담 비용이 없을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 가입자는 손해가 전혀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할 때 사고 발생에 대한 주의력이 굉장히 이완될 수 있다. 이를 두고 ‘모럴헤저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모럴헤저드란 특정인(보험가입자·운전자)의 행위로 인한 위험의 부대비용을 타인(보험사)이 부담하게 됨으로써 그 특정인이 위험행위에 대한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고에 대해 보험사가 100% 부담해 처리를 하는 경우 보험 가입자는 손해가 없으니 주의를 덜 기울이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이어 “보험가입자는 부담을 하지 않고 보험사에서 100% 떠안고 해결할 경우 운전자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운전을 하다 경미한 사고를 반복해 발생시킬 수 있고, 보험사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해당 보험사에 가입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구성원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사회의 손실, 국민경제의 손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즉, 사고발생 시 보험료 할증이나 자기부담금을 높게 책정할수록 사고 발생에 대한 주의력 이완은 줄어들고, 보험의 효용성은 더 강해진다”고 말하면서 보험료 할증과 자기부담금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 최종결론 : 대체로 사실

근거자료

 

- 자동차보험료 할증관련 실무지침서
-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2018년 가입 통계 (자동차보험료 산출 웹페이지)
-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2019년 가입 통계 (자동차보험료 산출 웹페이지)
-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홍보팀 전화 인터뷰
- 이천성 대구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 전화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