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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가 만난 사람들
[김웅 의원 인터뷰] “민주당, 180석에 매몰돼 중심 잃어”
2020. 08. 19 by 정호영 기자 sunrise0090@sisaweek.com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시사위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경희 기자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시사위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전직 부장검사·베스트셀러 작가 출신 김웅(50·서울 송파갑) 미래통합당 의원의 경력은 통합당의 초선 의원 58명 중에서도 돋보인다.

저서 ‘검사내전’이 드라마화 돼 국민 안방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것처럼 검사직을 내려놓는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2018년 대검 미래기획단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조정 실무를 담당했지만 반대 입장에 서다 좌천됐다. 수사권조정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사표를 던졌다.

당시 김 의원은 검찰 내부망에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며 검경 수사권조정을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 1호 인재로 영입됐고, 보수통합 과정에서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정부여당의 부조리를 향해 칼날을 세우며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의 초심은 짧은 의정활동을 감안하더라도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단 화려한 경력에 걸맞는 요란한 활약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힘을 비축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걷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180석이나 준 국민들의 뜻이 무엇이냐는 것에 매몰돼 이미 중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벌써 권력에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며 “검경을 권력에 얼마나 더 충성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갖고 국민 앞에서 검찰개혁이라며 거짓말하는 사기극”이라고 했다.

◇ 임기 목표는 ‘권력기관 분산’… 1호 법안 ‘정보경찰폐지’

김 의원은 1호 법안으로 정보수집권한·수사권을 양손에 쥘 경찰권력 분산을 취지로 한 정보경찰폐지법안을 추진 중이다. 임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권력기관 분산”을 꼽으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누가 권력을 잡든 국민을 상대로 권력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는 구조를 만든다면 저는 밥값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법안을 많이 만든다고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법에는 부작용이 있다”며 법을 항생제에 비유했다. 임기 내 정보경찰폐지법안 등 ‘똘똘한 법안’ 3개만 만들자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정부여당 주도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반대 이유로는 “대통령이 공수처장부터 모든 공수처 검사까지 선임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수사·판결하는 판검사를 언제든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을 명문화 것”이라며 “정부여당 방탄조끼 역할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법안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호 법안으로 정보수집권한·수사권을 양손에 쥘 경찰권력 분산을 취지로 한 정보경찰폐지법안을 추진 중이다.
김 의원은 1호 법안으로 정보수집권한·수사권을 양손에 쥘 경찰권력 분산을 취지로 한 정보경찰폐지법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김경희 기자

◇ “통합당, 노동·환경 관심 가져야”

김 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는 주력 분야인 법제사법위원회가 아닌 환경노동위원회다. 스스로 비인기 상임위인 환노위(1지망 정무위원회)를 지망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그동안 환경·노동에 굉장히 취약하고 관심이 없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수권정당이 되려면 노동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 입장이 마련돼야 하고 노동계와 최소한의 협력 파트너십도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통합당과 오랜 앙숙관계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도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의원은 “정책과 상황마다 충분히 토의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같이 행동할 수 있는데 미리 적이라고 규정할 건 아니다”라며 “지도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별 노동자의 경우 우리 당을 지지하거나 기대를 가진 분들도 많다”고 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귀족노조를 노조의 전부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 사람들이 우리 전체 노동자의 10%도 안 된다. 되게 낡은 사고”라며 “거대노조가 전체 노동환경·법규를 상향시켰다는 공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합당이 쇄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당명 개정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국민에 잘못해서 실망이 쌓였으니 긴 시간을 통해 회복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반대로 한정된 시간 안에 소임을 다해야 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당 로고나 색깔을 바꾸는 게 당 이미지 전환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 차원의 친(親)호남 행보에 대해서는 “(호남이) 소외받아왔던 건 사실이다. 호남에 특별히 신경쓰겠다는 것은 우리 당이 갖고 있던 감수성·공감능력 부족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며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호남(전남 순천) 출신이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인터뷰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의원의 언변은 거침이 없었다. 특히 노조·지역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정통 보수정당에 몸 담은 의원답지 않게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견해도 있었지만 대개 합리적이었다. 깊은 성찰 또한 엿보였다.

김 의원은 최근 당내 모임 ‘요즘것들연구소’ 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금 정부 정책은 청년 미래를 저당잡는 것”이라며 “언젠가 우리 세대가 자기들 상대로 사기쳤다는 걸 알고 청년들이 들고 일어나면 얼마나 무섭게 나오겠느냐. 생각보다 빨리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 같다”고 했다.

당장 청년 지지층 확보 및 중도 외연 확장에 당의 명운을 걸어야 할 통합당에 김 의원은 보석같은 인재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김 의원은 당 차원의 친(親)호남 행보에 대해 “(호남이) 소외받아왔던 건 사실이다. 호남에 특별히 신경쓰겠다는 것은 우리 당이 갖고 있던 감수성·공감능력 부족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며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 차원의 친(親)호남 행보에 대해 “(호남이) 소외받아왔던 건 사실이다. 호남에 특별히 신경쓰겠다는 것은 우리 당이 갖고 있던 감수성·공감능력 부족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며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2달 반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과 8월 임시국회에 임하는 포부는 무엇인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얼마나 많은 걸 느껴겠나. 뭔가를 크게 느껴다기보다는 밖에서 봤던 것보다 희망적인 것 같다. 특히 우리 당이 보이고 있는 변화나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에 많은 희망을 품었고, 요즘 우리가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간다’는 생각을 늘 한다. 8월 임시국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당이 보인 모습은 그야말로 독주였고, 반면 우리 당 윤희숙 의원은 국회의 품격을 보여준 것 같다. 8월 임시국회 때 (윤 의원처럼) 뭔가를 하나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바른 길로 천천히, 꾸준히 가자는 생각이다.”

- 윤 의원의 발언이 당 초선 의원들에게 끼친 영향이 있나. (윤 의원은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의 임대차 3법을 반대하는 자유연설로 큰 관심을 받았다.)

“우리와 똑같은 것을 고민하는, 같은 아픔을 가진 전문가가 국회에서 그런 얘길 해주니까 국민이 열광한 것 같다. 전에도 그런 방향(원내투쟁)에 대해 말은 나왔는데 과연 먹힐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기력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그런데 윤 의원의 발언으로 국민이 정당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이 방향이 옳다는 것에 (국민이) 확실한 판정을 내려준 것이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검찰이 개혁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검찰개혁에 대해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다. 첫 번째, 검찰을 개혁하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느냐. 한쪽은 서구민주주의, 프랑스 미국 영국과 같은 개혁방향이 있고, 한쪽은 중국식 공안제도가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쪽으로 가야겠나. 당연히 서구쪽으로 가야하는 게 맞다. 그런데 지금 검찰개혁 방향은 중국 공안제도를 그대로 본따 가는 것이다.

심지어 작년 7월 검찰개혁 관련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미나를 했을 때, (이형세) 경찰청수사구조개혁단장이 나와서 '우리나라 법보다 중국 공안제도가 선진적'이라고 했다. 그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을 갖고 있지 않더라.

중국 공안식이라는 건,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 통제하는 기관을 없애는 방식이다. 반면 서구식은 수사기관과 통제 기관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검찰은 수사를 통제하는 역할만 전담하게 만들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수사 개혁 방향은 중국 공안식으로, 수사기구는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검찰이나 경찰 구조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이게 심각한 것이다.

두 번째, (정부여당이) ‘검찰개혁’이라고 말하는데 방향이 너무 틀렸다. 예컨대 처음에는, 검찰 특수수사는 그대로 살려두고 사법통제는 없애는 방식으로 자기들이 법안을 만들어놨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시작되니까 갑자기 방향이 바뀐다. 검찰은 직접수사하면 안 되고 통제만 해야한다. 수사와 기소는 분리돼야 한다. 이런 말들을 하면서 방향은 180도 바뀐다. 그러니 진정성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수사권조정은 사실 검찰부터 반발을 좀 해야 한다. 기라성같은 진보 법학자들, 검찰개혁 주장했던 분들도 반대했다. 양홍석 변호사나 홍성수 교수, 금태섭 의원 등 모두가 ‘문제가 있다‘고 얘기했다. 그걸 보면 (정부여당의) 검찰개혁이라는 건 피상적인 거다. 그냥 내세우고 있는 거다. 검찰과 경찰을 권력에 얼마나 더 충성시킬 것인가 하는 것을 갖고 국민 앞에서 검찰개혁이라며 거짓말하는 사기극을 벌이는 것이다.”

- 검찰 내부에서 자정작용이 이뤄질 수 있나.

“검찰 안에서 자정하고 검찰 내부에서 권한을 약화시키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말한다’ 에서 말했던 내용대로 가면 된다. 공약했던대로 검찰은 사법통제기관으로 하고 직접 수사를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가야 하는 거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사법통제권한을 없애버렸다. 그래놓고 직접 수사만 하는 기구로 만들어 놓은 다음 조국을 수사하니까 ‘직접 수사하면 안돼’ 라고 돼버린 것이다. 그러니 (정부여당에) ‘지금 검찰은 뭘 하라는 말이냐’ 라고 물으면 답을 못하는 것이다.”

- 공수처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현 공수처 법안은 3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첫 번째, 공수처는 대통령이 공수처장부터 공수처 모든 검사까지 전체적으로 다 선임해서 스스로 쥐고 흔들 수 있는 구조다. 그게 대표적 진보학자 최장집 교수가 말하는 전제정화다.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공수처장으로 만들고, 그 공수처장이 공수처 차장을 뽑고, 공수처장과 공수처 차장과 여당 사람들이 모여 공수처 검사를 뽑는 구조다. 그럼 당연히 대통령에게 가장 유리한 사람들로 뽑힌다. 헌법에도 없는 기관이, 자기들(민주당) 말마따나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졌는데 대통령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친위대 조직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기본적으로 공수처는 판검사의 비위·부정부패 수사를 해야 하는 곳인데 지금은 오히려 부정부패 수사보다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도록 돼 있다. 정부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공격하는 것은 피의사실공표, 직권남용, 직무유기 이런 것들이다. 처음부터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것들은 비리와 상관 없는 부분이다. 즉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을 때 수사 주체를 공격하는 수단, 그런 수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우리에게 불리한 수사·판결을 하는 판검사를 우리는 언제든 수사할 수 있다’고 명문화한 거라고 보면 된다.

세 번째, 정부여당에 대한 방탄조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검찰에서 조국 수사를 하게 되면 공수처에 알려야 된다. 공수처는 그 사건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거기서 맘대로 수사하는 것이다. 저쪽에서는 '무혐의·불기소 처분되면 검찰이 다시 수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수사에 대한 기본이 전혀 없는 것이다. 수사는 적기에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만약 공수처가 (사건을) 가져가서 6개월 가까이 뭉개버리고 압수수색도 제 때 안 해버리면 어찌되나. 예컨대 버닝썬 수사할 때 장부, 컴퓨터, 관련자들, 경찰관들 휴대폰 압수수색 전혀 안 했다. 마지막에 증거은닉 다 된 상태에서 수사 종결하고 검찰에 보냈다. 그야말로 검경 조직의 명운을 건다던 버닝썬 수사가 아무 것도 아닌 걸로 끝났지 않았나. 그런 게 공수처에서 재발할 수 있는 것이다."

- 현재 국회 입법은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수처가 현실화됐을 때 통합당에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나.

“지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필리버스터도 못한다. 의원 5분의 3 이상(300석 중 180석)이 반대하면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국민이 알아야 한다. 특히 진보 성향이었던 분들이 왜 우려하고 걱정하고 반대하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국민 문제다. 국민과 정권의 문제다. 야당과 대통령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을 국민께 최대한 알려야 한다. 국민께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다고 알리고, 국민이 ‘큰일났네. 뭔가 바뀌어야 하지 않느냐’고 할 때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 여야가 내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최소 4년간 이런 국회 모습을 봐야 하냐는 우려도 나오는데.

“(여당에서) ‘언제까지 국회가 이래야 되느냐’,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하는 건 독재적 발상이다. 청와대가 시키는대로 무조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일하는 국회라면 국회를 둘 필요가 없다. 청와대에 국회 비서실 만들어서 법안 처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이번에 여당이 부동산 3법 밀어붙이는데 문제가 있어도 반대가 없다면 어떨까. 그런 데서 불협화음이 나오는 게 싫다면 우리 당이 민주당 3중대 하면 된다. 2중대는 있으니까.(웃음)

민주당 3중대를 하면 불협화음도 안 나고 민주당이 말하는 일하는 국회가 된다. 그럼 국회가 존재할 이유가 있나? 청와대가 시키는대로만 할 거면 삼권분립도 필요 없고 대통령이 총통을 하면 된다. 민주당이 청와대 하명법을 무조건 통과시키려고 국회 관행을 다 깨면서까지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지 않았나. ‘왜 야당이 그렇게 반대만 하느냐’고 한다면 여당이 의회민주주의 폭거를 저지른 데 피해를 입은 우리 당, 말하자면 피해자에게 책임을 씌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행히 국민은 그런 것에 안 속으시는 것 같다.”

- 정부여당 지지율이 내려가는 추세인데.

“(여야) 지지율이 바꼈다고 하는데 그건 일시적인 현상이고 여전히 우리 당에 대한 거부감, (좋지 않았던) 과거 모습을 기억하는 분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민주당은 지지율을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친일·검찰개혁 프레임 등으로 잠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실물정책의 실패와 국회에서 보인 반민주성은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자 행보를 보면 대통령과 대통령의 절대열성적 지지자들에게만 호소하고 있지 않나.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필연적이나 우리 당이 더 올라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우리 당이 얼마나 개혁하고 변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본다.”

- 반면 통합당 지지율은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8월 2주차)에서 민주당을 앞지르기도 했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나.

“국민이 우리 당에 바라는 모습은 ‘공감능력이 있는 엘리트’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을 조금 보여줬고, 국민이 ‘하지 말라’,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안 한 것이다. 뭘 특별히 한 게 아니라, 제발 하지 말라고 한 걸 안 했던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은 180석이나 준 국민 뜻이 무엇이냐는 것에 매몰돼 이미 중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 ‘개가 주인을 문다’(이원욱 민주당 의원)든지, ‘서울은 천박한 도시’(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지 않나. 벌써 권력에 취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부동산법, 공수처법 통과시키고 박수 치면서 좋아했지만 국민들은 그걸 되게 오만하게 본 것 같다. 물론 우리 당도 지지율이 올라가면 옛버릇이 나올 수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곧 다시 뒤집힐 것 같다. 지금 나온 건 아무 의미 없다.”

- 요즘 당에서 당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발표 시점도 김종인 위원장 취임 100일(9월 3일)에 맞춰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이 만들어진 지 반년 정도 됐는데 당명과 로고, 색깔을 다시 바꾸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명을 굳이 바꿀 필요 있느냐, 우리가 국민에게 오랫동안 잘못해서 실망이 쌓여있는 거니까 긴 시간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위원장님 입장에서 봤을 때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간이 한정돼 있지 않나. 그 안에 맡겨진 소임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우리 당이 가진 이미지를 바꾸는데 당의 로고나 색깔 이런 걸 바꾸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위원장님은 저보다 정치를 몇백 배 오래 하신 분이라 그 분의 판단이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상임위는 법사위를 예상했는데 결국 환노위로 갔다.

“지금 법사위는 검찰개혁 구호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외치는데, 자기가 외치는 검찰개혁이 뭔지 모른다. 윤석열 쫓아내는 게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여당 사람들만 모여있지 않나.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거길 가서 우리들이 ‘선진 검찰개혁 방안이 있는데 이런 걸 해봅시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봤을 때 씨도 안 먹힌다. 검찰이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검찰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자갈밭에 가서 씨를 뿌리는 것보다 더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국회 하반기 정도 돼서 정부가 외치는 검찰개혁의 허구성을 국민이 알아차렸을 때, 그때 논의를 시작해도 올바른 검찰개혁 방향을 논의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우리 당이 그동안 환경·노동에 대해 굉장히 취약하고 관심이 없었다는 이미지가 꽤나 강했다. ‘환노위는 별로 지망을 안 한다’는 그런 말을 듣고 환노위를 지망했다.”

- 1지망은 정무위라고 들었는데.

“환노위는 1~3지망 안에만 쓰면 무조건 간다고 하더라고.(웃음) 정무위는 되진 않겠지만 상향지원 해본 것이다. 어차피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되게 빨리 결정된 걸로 안다. 환노위 쓴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

- 환노위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

“우리 당이 적어도 수권정당이 되려면 노동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 입장이 마련돼야 하고 노동계와 최소한의 협력 파트너십도 구축돼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어떻게 수권정당이 되겠나. 과거 우리 정부같은 경우는 노동계를 적대시하는 것 같은데 같이 대화하며 가야 할 상대다. 우리나라는 노조가 정말 필요한데 30인 이하 사업장 같은 경우 노조가입률·결성률이 너무 낮다. 노동기본권이 유지 안 되는 사업장이 정말 많다. 예전에 검사를 하면서 그런 걸 직접 많이 봤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생각이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재해는 정말 심각하다. 사람 목숨을 개값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남아 있는 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건 어렵다고 본다. 노동하는 사람이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사회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환노위를 지망했다.”

- 통합당은 민노총 등 거대노조와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 아닌가.

“민노총의 경우 우리 당에 대해 되게 적대적이라고 하는데, 정책과 상황마다 같이 충분히 토의하고 같은 목소리,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미리 적이라고 규정할 건 아니라고 본다. 지도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별 노동자들의 경우 우리 당을 지지하거나 기대를 가진 분들도 많다. 그분들이 가진 노동계 현안이 많은데, 서로 제대로 이야기를 안 한 것이다. 또 우리가 항상 귀족노조만 얘기하고 마치 그들이 노조, 노동자의 전부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 사람들이 전체 노동자 10%도 안 된다. 그 사람들이 노조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되게 낡은 사고다. 어찌됐든 거대노조들이 전체 노동환경과 노동법규를 상향시켰다는 공은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거대노조가) 우리나라 사회에서 걸림돌이 되는 면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니까 안 될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 당을 바라봤을 때의 편견인 동시에 우리 당도 그 사람들한테 가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깨야 된다. 예를 들어 제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앞으로 미래세대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제가 만나봤던 노동계 계신 분들은 그런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저임금제가 낳은 폐해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그런 것(고용 안정·임금 인상)을 주장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노동시장의 유연성만 무조건 이야기해야 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유연성만 무조건 강조하는 것도 상당히 무책임한 것이기 때문에 그걸 같이 들고 가서 이야기하면 저는 다 된다고 본다.”

- 거대노조와도 대화가 통할 거라고 보나.

“그렇다. 특히 한노총 같은 경우 보면 그냥 다 소시민이다.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불안감과 부조리함 이런 것들이 노조 아니면 그걸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길 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에 아무런 대안이 돼주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 사람들을 너무 쉽게 귀족노조라고 그렇게 욕을 해버리면 안 된다.

예를 들면 그쪽(노조)에서 ‘너희는 돈과 권력을 위해서 통합당에 있는 거야’ 라고 비난하면 우리 입장에서도 황당하지 않나. 마찬가지로 거대노조에 대해 우리가 ‘미래세대의 녹을 다 빼돌려서 저희들만 다 잘먹고 잘살려는 이기적인 악마의 집단’이라고 하면 그쪽 사람들도 느끼는 감정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렇게 상대방을 에너미(적)로 만들어놓고 가면 우리도 정치하기 편하다. 민노총도 통합당이라는 적을 만들어놓으면 편한 것이 있겠지만, 이제는 사회가 에너미메이킹으로 성공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 같다.”

- 1호 법안, 정보경찰폐지법은 계속 준비 중인가.

“지금 국회가 잘못된 것 중에 하나는, 법안 몇 개 냈는가를 국회의원 평가 잣대로 삼는 거라고 본다. 법안을 많이 만든다고 세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법은 예를 들면 항생제같은 것이다. 약이다. 모든 법에는 다 부작용이 있다. 근데 지금은 법안을 만들어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다들 미친듯이 법안을 만들고, 2천개씩 법안을 발의했다가 회기가 끝나 없애버리면서 ‘나는 법안을 이렇게 많이 냈다’고 말한다.

지금 있는 법안 중 한 20개 폐지해서 없애는 국회의원이 제일 훌륭한 국회의원이라고 본다. 비슷한 법안끼리도 서로 정리해서 하나로 만들어주는 게 맞다고 본다. 법안 많이 냈다고 어디에서 어떤 평가를 할지 모르지만 저는 법안을 그렇게 많이 만늘어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1호 법안은 정보경찰을 폐지하는 거고, 대신 법안을 하나 만들어내면 그냥 하나 던져놓고 갈 게 아니고 그 법안과 같이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모아서 갈 생각이다. 저희는 지금도 정보경찰폐지법 관련해 시민단체와 만나서 미팅하면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과 법안을 함께 만들고 싶다. 임기 내 똘똘한 거(법안) 3개만 만들고 가자는 생각이다.”

- ‘요즘것들연구소’에서 여러 청년들과 소통해 본 소회는.

“‘요즘것들연구소’라는 게 어떻게 보면 B급 감성인데, 우리 당에 B급 감성이 있다는 게 좋다. 아무래도 청년에게 접근하기 쉬워지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행사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게 뭐냐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년들은 훨씬 더 깨어있고,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구조에서는 ‘우리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 힘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청년들을 우리 당의 예비군으로 만들어내려는 게 아니라 이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끼리 행사 끝나고 모여 이야기할 때 ‘쟤네들은 다 아는데 왜 저러고만 있지?’라고 해서 내가 말했다. 청년들이 언젠가 들고 일어나면 진짜 무서울 거라고. 이 정부 정책은 사실 청년 미래를 다 저당잡는 것 아닌가. 우리 세대가 자기들 상대로 사기쳤다는 걸 알게 되면 얼마나 무섭게 나오겠냐고. 그때는 비켜줘야 한다고. 청년들이 돌진해오는 길 앞에 서 있다가는 다 죽는다.(웃음) 우리는 (청년들에게) 물꼬만 터준 다음 비킬 때 얼른 비키자고 했다. 생각보다 빨리 세대교체가 일어날 거 같다.”

- 최근 당 지도부의 친호남 행보를 두고 골수 지지층에서 비판 목소리도 나오는데.

“항상 우리는 그 착시효과를 조심해야 된다. 이 당이나 저 당이나 메시지를 보내주는 분들은 되게 강성이다. 그분들 목소리를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착해내는 게 정치인의 자질이라고 본다. 골수로 그런 걸 내놓은 사람들 의견 모아서 배설할 거면 정치인을 뭐하러 하나. 그냥 아무나 갖다 놓으면 되지. 정치는 그 이면에 있는 움직임, 국민들 뜻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내 생각은 친호남 행보는 아닌 거 같고 그냥 정상행보. 친호남이 아니라 친국민, 친민생행보라고 본다. 그런데 그게 호남에 갔으니까 친호남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 전에 수해 봉사활동 갔을 때 충북·강원도 갔는데 친충북·친강원 행보라고는 안 하지 않았나.(웃음)

어찌됐든 호남이 (통합당으로부터) 소외받았던 건 사실이다. 호남을 특별히 신경쓰겠다는 건 우리 당의 감수성·공감능력 부족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다. 이 방향이 맞다고 본다. 우리가 호남에 가자마자 민주당에서는 ‘호남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보수정당 몰표를 준 영남이 문제’(김부겸), 라는 얘기가 나왔다. 집토끼를 잡기 위해 지역감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별다른 대응을 안 하고 묵묵히 우리 길을 가는 건데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저쪽은 자기들의 이른바 텃밭이라고 생각하는 곳을 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지역감정을 유발할 것이다. 우리당 강성 지지층은 분개할 것이다. 양쪽 지뢰를 잘 피해서 가야 한다.”

- 김종인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해 달라. 당 지도부와 의원님을 영입한 유승민 전 대표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김종인 위원장을 지켜보면서 확실히 고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소수정당이 됐고 모든 부분, 문화계·언론·방송·학계 모든 데서 고립무원인 상태지 않나. 그런데도 여유로움과 품격이 느껴진다. 오히려 저쪽(민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는 모든 걸 다 쥐고 우리를 포위하고 있는데 조급함을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인내의 리더십. 인내를 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시대 최후의 승자가 된 것처럼, 인내의 리더십이 결국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승민 대표의 경우는 직접 만나봤던 정치인 중에서는 가장 좋은 사람 같다. 실력과 인품, 한마디로 이 사람은 참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할 때 어느 팀의 리더나 감독을 하는 것보다는 그 리그 전체를 끌고가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팀끼리 파이팅을 불러일으키는 리더십이라기보다 리그 전체를 끌고가는 데 적합한 사람이라고 본다. 난 유승민 대표가 마음에 들어 정치판에 들어온 사람이다.”

- ‘좋다’는 표현이 모호하게 들리는데.

“흔히 ‘좋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치적으로 뭐가 정치 고단수가 아니라는 면도 있는 건데.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정치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실력과 진심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다고 본다. 제 질문에 대한 그 분의 답변을 들으면 정말 공부를 많이 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행동 하나하나를 봐도 남에 대한 배려나 겸손함, 진심이 묻어져 있다는 게 느껴진다.”

- 리그 전체를 이끄는데 적합하다는 표현은 대통령의 자질을 의미하는 건가.

“유 대표는 상대방에게 무엇이 진짜 우리에게 좋은 것인지, 우리가 다 같이 살 수 있는게 무엇인지 설득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본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대단한 실력과 인품을 갖고 있음에도 생각보다 안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많이 떠뜨는 사람들이 여론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용히 있는 사람이 다수다. 그들이 누구를 주목하고 있는지 어떤 지도자를 바라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임기 목표는 무엇인가.

“정치를 오래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거나 정치 준비를 해온 게 아니지만, 대한민국 사회가 잘못 작동하는 이유 중 하나로 권력기관이 잘못 만들어진 것을 들고 싶다. 검찰이나 경찰, 그런 권력기관의 힘을 분산시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누가 권력을 잡든 국민을 상대로 함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는 구조를 만들면 밥값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가는 길이 맞다고 생각한다. 옳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동조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다. 반면 그것을 반대하고 권력을 움켜쥐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소수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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