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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악의 꽃’ 이준기의 힘
2020. 08. 20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이준기가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tvN ‘악의 꽃’ 캡처
배우 이준기가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tvN ‘악의 꽃’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분명 같은 인물인데,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다정한 미소를 짓다가도 섬뜩한 눈빛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서늘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담아낸다. 진폭이 큰 감정 변화에도 설득당하고 마는 건 단단히 중심을 잡고 있는 배우 이준기 덕이다.

이준기는 최근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연출 김철규, 극본 유정희)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금속공예가 백희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 분)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분),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추적극.

2018년 방영된 드라마 ‘무법 변호사’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이준기는 멜로부터 서스펜스, 액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극 중 공방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백희성은 연쇄살인범 아버지와 잔혹한 과거를 가진 도현수에서 신분을 바꾸고 형사인 아내 차지원와 딸 백은하(정서연 분)에게 헌신하는 가정적인 남자이자, 아내를 완벽하게 속여 온 감정 없는 인물이다.

이준기는 극과 극의 온도차를 지닌 백희성과 도현수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제 몫,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백희성으로서 지원과의 애틋한 멜로는 물론 딸을 향한 부성애로 마음을 흔들더니, 내면의 숨겨둔 서늘한 모습까지 인물의 다면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극이 진행될수록 백희성에게 가려져있던 도현수의 새로운 면모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이준기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도현수의 서사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풀어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악의 꽃’ 7회에서는 과거의 진실을 숨기기 위해 홀로 사투를 벌이는 백희성(도현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지원이 백희성과 도현수가 동일 인물임을 확신하며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한 것. 백희성과 차지원의 치열한 심리 싸움이 벌어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준기는 증거가 나올 때마다 태연한 척하지만, 불안함을 느끼는 백희성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차지원의 예기치 못한 반격으로 벼랑 끝에 선 그의 배신감과 분노, 두려움 등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준기가 아닌 백희성 그리고 도현수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연기력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 이준기. /나무엑터스
연기력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 이준기. /나무엑터스

이준기는 2003년 방영된 MBC 시트콤 ‘논스톱4’ 단역으로 데뷔했다. 2004년 영화 ‘호텔 비너스’로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5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여장 광대 공길 역으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당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그는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큰 인기를 얻으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영화 ‘플라이 대디’(2006), ‘화려한 휴가’(2007) 등과 드라마 ‘마이걸’(2005~2006), ‘개와 늑대의 시간’(2007), ‘일지매’(2008), ‘아랑 사또전’(2012), ‘트윅스’(2013), ‘조선총잡이’(2014),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016), ‘크리미널마인드’(2017), ‘무법 변호사’(2018)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준기는 매 작품 한층 발전된 연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극과 현대극, 시대를 초월하는 활약은 물론, 로맨스부터 판타지, 액션, 미스터리까지 어떤 장르를 만나도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캐릭터 그 자체가 된다. ‘악의 꽃’을 통해 또다시 진가를 입증했다. 2막 돌입과 함께 더욱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예고하는 가운데, 이준기가 얼마나 더 빛나는 열연을 펼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