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믿고 보는’ 드라마 에이스들이 뭉쳤다. 김희선과 주원이 각각 SBS 새 금토드라마 ‘앨리스’를 복귀작으로 택한 것. ‘앨리스’를 향한 드라마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명실상부 ‘드라마 에이스’들은 역시나 달랐다.

25일 오후 SBS 새 금토드라마 ‘앨리스’ 제작발표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백수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희선‧주원‧곽시양‧이다인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모든 참석자들의 마스크 착용은 물론 배우와 배우 사이에 투명 칸막이가 설치되는 등 철저한 방역 아래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조성된 기존과 다른 제작발표회 현장 분위기에 김희선은 “활동을 오래 했다면 참 오래 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처음이라 어색하다. 옆에 칸막이도 되어있고, 마스크 끼고 인터뷰 하는 게 처음이다”라며 생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SBS ‘앨리스’(연출 백수찬, 극본 김규원‧강철규‧김가영)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흡입력 있는 캐릭터, ‘휴먼SF’라는 특별한 장르 그리고 ‘흥행보증’ 배우들이 만나 2020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얻고 있다.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SF 장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신선함을 선사하는 반면, 과학적 요소가 담겨 있는 만큼 어렵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 백수찬 감독은 “‘앨리스’는 SF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담고 있다. 새로운 볼거리와 후반부 반전 있는 미스터리를 보시면 깜짝 놀랄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 중심엔 휴먼이 있다. 보통 SF드라마라고 하면 어렵다, 복잡하다는 편견이 많은데 앨리스를 보면 정말 쉽다. 사람을 다루고 가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핵심은 휴먼이다. 절대 복잡하거나 어려운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작품을 소개하며 우려감을 잠재웠다.

계속해서 백수찬 감독은 작품을 위해 신경 쓴 부분에 대해 “SF 휴먼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장르라 신경 쓸 게 참 많았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배우들의 감정선이다. 연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대본이다. 신인작가 세 분을 모시고 공동작업을 했기 때문에 대본작업이 굉장히 힘들었다. 16부작이지만 120권이 넘는 대본을 뽑았다. 많이 고치면서 열심히 임했다. 장르적 특성 때문에 조금은 새로운 볼거리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는다’는 판타지적 요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수찬 감독은 “시간여행이 지닌 판타지 요소가 거슬리지 않을거다. SF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적 요소는 30프로 정도고, 70프로는 휴먼으로 채워져 있어 낯설게 받아드리지 않을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앨리스’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 백 감독은 “김희선 배우를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생 엄마 역과, 시간 여행을 해서 20대 연기까지 해야 했다. 20대 여배우가 엄마 역을 할 때 분장을 하면 안 좋을 것 같았다. 여러 나이대를 표현하면서 연기도 잘하고 여신 미모를 가지고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싶다”며 김희선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주원 배우가 전역하고 제가 알기론 50편 정도의 영화 혹은 드라마 대본을 갖고 있었다. 그 중에 앨리스를 선택한 것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주원 복귀작을 안할 감독이 있을까 싶다. 주원은 장점이 많은 배우다”라며 “곽시양은 굉장히 우직하고 성실하다. 촬영 기간 동안엔 연기 외엔 다른 생각을 안 한다. 이다인은 다음 작품이 대단히 기대되는 배우다. 김도연 역은 오디션을 제일 많이 한 캐릭터다. 기성 배우가 소화를 안했음 하는 역이었다. 주원을 짝사랑하는 캐릭터인데 김희선과 얼굴이 달랐으면 했다. 수수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주원보다 키나 체격이 작았음 좋겠다 싶었다. 리딩도 많이 했는데 이다인이 이미지도 맞고 해서 캐스팅하게 됐다”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희선은 이 작품으로 5년 만에 지상파에 복귀한다. 이번 작품에서 40대 초반 진겸의 엄마 박선영과 한국대 물리학과 교수 윤태이로 분해 ‘1인 2역’을 선보인다. 김희선은 “아이를 혼자 키우는 참 고된 삶을 산 여자와, 태어날 때부터 똑똑하고 이기적인 면이 많은 여자를 소화한다”며 “저랑 닮은 점이 반반이라 가끔은 제 본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선영이를 소화하면서 (현실에서도) 아이를 키우니까 자식을 향한 사랑은 가슴에서 나온 부분이고, 태이는 남한테 피해를 안 받고 안 주는 자기애가 강한 친구다. 그 부분은 조금 저와 닮지 않나 싶다”고 말해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앨리스’를 통해 김희선은 첫 액션에 도전한다. 질의응답 전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속 김희선은 총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 시선을 끌었던 바. 이와 관련 김희선은 “남자 배우들이 액션을 하면서 욕심을 내는 이유를 이해했다. 모니터를 하면서 보니 생각보다 너무 잘 나온거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그동안 보호를 받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총도 써보고 너무 재밌게 아주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선의 옆자리는 주원이 채운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앨리스’를 택한 주원은 극중 선천적 무감정증을 지닌 박진겸 역을 맡았다. 의문의 살해를 당한 선영의 죽음을 보고 복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많은 차기작 후보들 중 ‘앨리스’를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주원은 “‘앨리스’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한 것 같다. 제가 봤던 작품들 중 가장 재밌고 캐릭터도 좋았다. 감독님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이어 “벌써 3년이 흘렀다. 이 자리에서 전작(‘엽기적인 그녀’) 제작발표회하고 다음날 군대를 갔는데, 3년이 지나 같은 자리에서 제작발표회를 하니 감회가 새롭다. 9개월 모두 열심히 촬영했으니 결과물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너무 설렌다”고 복귀소감을 전했다.

‘선천적 무감정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소화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주원은 “초반 미세하게 (감정) 표현을 많이 했어야 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캐릭터지만) 드라마이기도 하고, (시청자들이) 진겸의 감정을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미세한 감정을 표현했어야 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타이트한 얼굴 촬영을 많이 했다”며 “액션 장면도 많았는데, 무감정증이라 주먹도 대충 휘두를 줄 알았지만 감정적으로 어려운 액션이 많았다. 진겸이의 감정이 끝에 달했을 때 하는 액션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특히나 이날 주원은 김희선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려 시선을 끌었다. 관전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주원은 “여신(김희선)님이랑 드라마를 같이 했는데 연기며 인성이며 모든 것들에 정말 놀란 배우 중 한 명”이라며 “마지막 촬영을 함께 못했다. 진짜 가는 길에 너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과거를 회상한 듯 글썽이며) 김희선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상대 배우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이례적인 모습은 단번에 흡입력 강한 두 배우의 심상치 케미를 짐작하게 만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설치된 투명막도 김희선과 주원의 끈끈한 케미를 막진 못했다. 연기면 연기, 케미면 케미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드라마 에이스’들이 택한 2020년 하반기 최고 기대작 ‘에이스’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SBS 새 금토드라마 ‘에이스’는 오는 28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