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맹활약을 이어가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뉴시스·AP
김광현이 맹활약을 이어가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김광현이 마침내 활짝 웃고 있다. 거듭된 부상과 메이저리그 진출 좌절, 심지어 코로나19 사태에 이르기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았지만 끝끝내 자신이 꿈을 이루게 된 모습이다.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학창시절부터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고, 데뷔하자마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SK 와이번스 황금기의 일원이 됐다. KBO리그에서는 류현진, 양현종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의 한 축을 맡았다.

물론 그의 야구인생에 늘 승승장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로무대에서 일찌감치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한때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답답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늘 다시 일어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는 김광현이었다.

그런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바로 모든 야구선수의 꿈이라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다. 김광현은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그를 향한 포스팅 금액은 기대 이하였고, 결국 계약도 성사되지 못했다.

아쉬움을 남긴 김광현은 2년 뒤 FA자격을 취득해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광현은 SK 와이번스와 FA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남았다. 그리고는 팔꿈치 수술을 위해 수술대에 올라 2017년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18년 다시 돌아온 김광현은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으나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어 지난 시즌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자신이 왜 김광현인지 입증했다. 다만, 팀은 아쉽게 한국시리즈 2연패에 실패했다.

그렇게 시즌을 마친 뒤 김광현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구단을 향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결국 SK 와이번스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했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았다.

또 한 번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게 된 김광현은 이번엔 꿈의 무대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과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게 된 김광현이지만, ‘진짜로’ 꿈을 이루기까지 난관은 더 남아있었다. 이번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나마 다행히 메이저리그는 리그일정을 축소한 채 7월말을 기해 개막했다. 그리고 이후 김광현에겐 기분 좋은 일만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은 당초 본인이 가장 원하는 선발투수가 아닌 마무리투수로 낙점돼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 다른 선수의 부상으로 선발 자리가 생겼고, 그 자리를 꿰차게 됐다. 그렇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라는 진정한 꿈을 이루게 된 김광현은 4경기 모두 호투를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선발 등판 초기엔 운이 좋다는 등의 평가절하도 있었지만, 가장 최근 경기에서 김광현은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투구로 이를 잠재웠다. 이제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물론, 각종 기록의 추이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 김광현의 야구인생이 가장 달콤한 시기를 맞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