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이 아닌 새로운 얼굴을 찾은 배우 신이 /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방송화면
코믹이 아닌 새로운 얼굴을 찾은 배우 신이 /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코믹 연기에만 일가견이 있는 줄 알았더니, 악역에도 일가견이 있을 줄이야. ‘명품 감초 연기’ 소유자 신이의 새로운 얼굴에 시청자들의 반가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형제, 그리고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한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정통 멜로다. 극중 신이는 예지(임수향 분) 고모 오지영로 분해 악랄함의 극한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영화 ‘색즉시공’을 비롯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신이를 떠올린다면 그에게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상당히 파격적인 작품이다. 웃음기를 싹 지운 신이는 예지를 향한 끈질긴 집착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이 일정도로 오지영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 신이 /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방송화면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이 일정도로 오지영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 신이 /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방송화면

예지의 직장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는 것은 기본, 예지의 남편 서진(하석진 분) 앞에서 “살인자 딸도 좋다고 끼고 사는데... 저 애 엄마가 누구를 죽였는지 알기나 해?”라고 내뱉는 등 독기를 품은 날선 모습으로 브라운관을 압도한다. 신이는 자기 자식에게는 친절하다가도 예지 앞에서는 변하는 능글맞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오지영의 악랄함을 극대화,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하며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캐릭터 소화력이 훌륭한 탓에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오지영이) 너무 싫어요” “신이 연기 너무 잘해서 욕 나오네” 등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이 이어질 정도다.

신이의 변신이 더욱 반가운 데엔 그의 존재감이 간만에 제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도 적지 않다. 1998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한 신이는 영화 ‘색즉시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04년 SBS ‘발리에서 생긴 일’을 비롯해 △OCN ‘직장 연애사’(2007) △KBS2TV ‘파트너’(2009) 등 2000년대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어 전에 비해 뜸한 행보를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화 '색즉시공'으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배우 신이 / 영화 '색즉시공' 스틸컷
영화 '색즉시공'으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배우 신이 / 영화 '색즉시공' 스틸컷

신이는 2014년 KBS2TV ‘드라마 스페셜- 수상한 7병동’으로 약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 MBC ‘훈장 오순남’(2017), TV조선 ‘조선생존기’(2019) 등 배우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곤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아직 공백기를 갖고 있냐는 오해를 사기도. 이에 지난 3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한 그는 “계속 활동을 하고 있었다. 잘 모르시더라. 뭐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잘 있다고 알리고 싶어 출연했다”고 밝힌 바 있다. 

23년 연기 인생을 따라다닌 ‘색즉시공’의 경주 그림자를 지울 새로운 얼굴을 드디어 찾았다. 코믹 없이도 충분히 브라운관을 가득 채운다. 연기변신으로 간만에 존재감을 드러낸 신이. ‘뉴 페이스’를 찾은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도 볕이 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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