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대표명가 수원삼성이 이제는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수원삼성블루윙즈 SNS 갈무리
K리그 대표명가 수원삼성이 이제는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수원삼성블루윙즈 SNS 갈무리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갈 때 마다 관심이 모아지는 지점이 있다. 우승경쟁 못지않게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잔류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1부리그에서 명가로 자리매김했던 팀이 하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오랜 기간 동안 하부리그에 머물며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즈유나이티드가 그랬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가 그랬다.

이 이야기가 올 시즌 K리그에서 재현되는 모습이다. 왼쪽 가슴에 별 4개를 단 수원삼성블루윙즈가 그 주인공이다.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로 꼽힌다. 가슴에 놓인 별 4개가 그것을 증명한다. 수원은 K리그를 네 번 재패했고, FA컵에서는 최다우승(5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무대인 AFC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수원의 올해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18일 현재 12개 구단 중 11위. 그것도 꼴찌 인천유나이티드와 승점은 동률이고, 다득점에서 3점 앞서 겨우 꼴찌를 면하고 있다. 하위스플릿에서의 잔여 일정을 치르는 것이 확정됐고, 강한 모습을 보여 온 FA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시즌 초기 수원의 강등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때때로 하위스플릿에 머물기도 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한 ’명가‘라는 점은 수원의 강등을 우려하지 않게 했다.

하지만 우승을 경험한 명가의 강등은 조용히 찾아오곤 했다. K리그에서 4연패를 최초 달성한 성남FC와 ’원년멤버‘ 부산아이파크가 그랬다.

성남과 부산은 각각 2016년과 2015년에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성남은 2016년 당시 마지막 8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부산 또한 2015년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강등됐다.

수원의 최근 행보도 비슷하다. 잔여경기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지난 4일 상주상무와의 원정경기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 13일에는 FC서울과의 라이벌매치에서 패배했고, 21라운드에서는 포항스틸러스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그 사이 ’잔류왕‘ 인천은 최근 6경기에서 승점 13점을 쌓으며 수원과 승점 동률을 이뤄냈다.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 마지막 라운드인 22라운드에서 인천이 리그 선두 울산현대를 만난다는 점은 수원에게 고무적이다. 수원은 울산에 비해 수월한 상대로 여겨지는 강원FC를 만난다. 인천과의 승점차이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수원은 최근 구단의 레전드이자 ’원클럽맨‘인 박건하 감독을 신임감독으로 선임했다. 박건하 감독은 감독 취임 후 ”수원의 강등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과연 수원은 올 시즌 잔류에 성공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막바지를 향해가는 K리그에 또 다른 볼거리가 생겼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