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사 외 4개 브랜드 1만대 클럽 등극 전망
포드·랜드로버, 3년 이상 ‘연 1만대’ 저력 어디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니 쿠퍼 / 각 사
수입차 업계에서 1만대 클럽에 진입이 가능한 브랜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미니와 볼보는 2년 연속 1만대 클럽 진입이 가능해 보이며, 랜드로버와 포드는 2년 연속 1만대 이하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니 컨트리맨, 볼보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 각 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 흥행 척도로 가늠되는 ‘1만대 클럽’ 가입 브랜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3사는 일찌감치 올해 누적 판매대수 1만대를 넘겼다. 이들 외 추가로 1만대 클럽 가입이 유력한 브랜드로는 △폭스바겐 △쉐보레 △볼보 △미니 등이다.

한때 3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던 포드와 랜드로버 2개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렉서스·토요타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노재팬’ 영향으로 연 1만대 판매는 힘든 상황이다.

◇ 볼보·미니 2년 연속 1만대 예상

볼보자동차코리아와 BMW그룹코리아의 미니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올해에도 볼보는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20% 전후의 판매량 성장세를 보이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미니도 지난 1월과 5월, 7월 세 달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대비 판매대수가 증가세를 보여 1만대 클럽으로 달려가고 있다.

볼보는 지난 8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68.6%나 감소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볼보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대수는 7,929대로 전년 동기 6,978대 대비 13.6% 성장했다. 이미 전년 동기 대비 높은 판매대수를 기록해 남은 4개월 간 지난해만큼의 판매대수만 유지하면 1만대 클럽 진입은 걱정없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플래그십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E세그먼트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 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플래그십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E세그먼트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 제갈민 기자

특히 올해 9월부터 연말까지는 이번달 초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쳐 새롭게 출시된 플래그십 세단 S90 사전예약 건이 고객들에게 인도되면서 신규 등록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매달 무난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사전예약대수는 3,200대에 달한다.

볼보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국내 시장에서 20% 이상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리고 지난 2018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콤팩트한 사이즈의 XC40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중형 XC60과 준대형 XC90까지 XC레인지 라인업을 완벽히 구축했다. 여기에 2019년 3월과 8월, 각각 크로스컨트리(CC) V60과 세단 S60도 상품성을 강화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왔다.

지난해 볼보의 흥행은 60클러스터가 이끌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볼보 판매대수는 XC60이 2,969대로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같은 해 9월 출시한 S60은 연말까지 4개월 만에 1,050대, 세단과 SUV 장점을 한데 모은 V60은 980대가 팔렸다. 볼보의 60시리즈는 지난해 총 4,999대가 팔리며 1만대 클럽 입성에 크게 일조했다.

또 XC40과 S90도 각각 1,638대·1,512대 판매 실적을 달성하며 뒤를 받쳐줬다. 특히 S90은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도 준수한 판매대수를 기록한 점이 유의미하다.

이는 올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대수는 7,929대로 전년 동기 6,978대 대비 13.6% 성장했다. 세부적으로는 △XC60 1,703대 △S60 1,365대 △V60CC 1,306대 등 60클러스터가 판매고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XC40 1,091대 △XC90 1,074대 △S90 1,035대 등 V90CC(355대)를 제외한 모든 모델이 판매대수 1,000대를 웃돌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올해 목표 판매대수를 1만2,000대로 잡았다. S90 신차효과와 타 차종의 꾸준한 판매가 이뤄진다면 가능해 보인다.

/ BMW 그룹 코리아
미니가 올해도 전년 대비 판매대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니 컨버터블 사이드워크 에디션. / BMW 그룹 코리아

미니는 지난해 국내 시장 진출 15년 만에 1만대 클럽 고지에 올라섰다. 미니는 특정 모델이 잘 팔리기보다 모든 차종이 고르게 판매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미니는 미니 쿠퍼가 △5도어 △3도어 △컨버터블 △JCW 등 모델별로 모두 고르게 판매돼 총 5,665대 판매를 기록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뉴 클럽맨 △뉴 JCW 클럽맨 △뉴 JCW 컨트리맨 등 파생모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미니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7,214대 판매고를 올렸다. 1만대까지 3,000대도 채 남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동기 판매대수 6,407대에 비해 12.6%나 성장한 수치다. 또한 미니는 올해 월간 판매대수 1,000대 이상을 3회 달성하면서 건재함을 뽐냈다.

미니는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이러한 충성고객이 있는 브랜드는 판매량이 꾸준한 장점이 있다.

미니의 인기가 꾸준한 배경에는 진입장벽이 타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있다. 미니 쿠퍼 해치백 3도어와 5도어 모델은 하위 트림을 선택할 시 3,220만원, 3,32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며 취등록세 및 보험등록까지 하더라도 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더 큰 차체와 넓은 공간을 원하면 클럽맨도 4,000만원 이하에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미니 쿠퍼 5도어와 클럽맨 모델은 패밀리카로 사용할 수도 있으면서 스포티한 주행감을 뽐내 인기가 많다.

◇ 포드·랜드로버, 2년째 하락세… 멀어지는 ‘1만대 클럽’

2개 브랜드가 2년 연속 1만대 클럽에 입성하는 것과 반대로, 포드와 랜드로버는 2년 연속 1만대 클럽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다. 두 브랜드는 한때 1만대 클럽 진입뿐만 아니라 수입차 업계에서 상위권인 4·5위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했다. 그러나 포드와 랜드로버 모두 지난해 1만대 고지를 넘지 못한 후 올해도 저조한 분위기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랜드로버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1만대 클럽에 지속적으로 입성하며 흥행을 이어왔다. 특히 랜드로버는 가장 저렴한 차종이 6,000만원대 수준이며, 1억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SUV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연간 판매대수 1만대를 3년 연속 달성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가 한국에 상륙한다.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랜드로버의 신차 올 뉴 디펜더가 한국에 상륙해 판매량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탄탄대로를 달리던 프리미엄 SUV 브랜드 랜드로버는 2019년부터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랜드로버는 △2016년 1만601대 △2017년 1만740대 △2018년 1만1,772대 등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만대 클럽에 발을 딛었다. 그러나 2019년 7,713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판매대수가 34.5% 감소했다.

이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지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물량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점도 한몫 해 랜드로버의 1~8월 누적 판매대수는 2,962대로 3,000대도 넘기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1~3월은 월간 판매대수가 500대 전후를 기록하다가 4월부터 갑자기 200~300여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감소한 부분에 대해 일각에서는 품질 이슈로 인한 고객이탈로 평가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판매하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는 언제부터인가 ‘잔고장이 많은 차’ ‘판매대수보다 리콜이 더 많은 브랜드’ 등 좋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됐다. 차량 결함에 대한 서비스센터 측의 대응도 종종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 내용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랜드로버의 품질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낮은 편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J.D. 파워가 올해 초 발표한 ‘2020 내구품질 조사’에서 랜드로버는 32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32개 자동차 브랜드의 3년간 현지 판매된 차를 기준으로 소비자가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32개 브랜드 중 최하위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월 평균 약 350여대 수준의 판매를 올리는 셈인데, 연말까지 5,000대 고지도 넘기 힘들어 보인다. 랜드로버에게는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포드 머스탱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 픽사베이
포드 머스탱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생산되고 많은 이들에게 판매돼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1,0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그러나 2019년부터 국내에서 포드 브랜드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픽사베이

포드도 △2015년 1만358대 △2016년 1만1,220대 △2017년 1만727대 △2018년 1만1,586대 등을 달성하며 쾌속질주를 이어왔다. 그러나 포드 역시 랜드로버와 비슷한 시기에 판매대수가 급감해 의아함을 더한다.

지난해 포드의 판매대수는 8,737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해 하반기 일본제품 불매이슈로 판매량이 급감한 렉서스·토요타·혼다 브랜드보다 낮은 판매대수다.

포드의 판매대수 감소는 한국시장 판매 차종이 줄어든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부터 포드는 콤팩트 SUV 쿠가와 중형 세단 퓨전, 준대형 세단 토러스 등의 판매를 중단했다. 공교롭게 이와 동시에 판매대수가 급락했다. 현재 포드가 판매 중인 차종은 △머스탱 △몬데오 △익스플로러 3종뿐이다.

고객들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시장에서 경쟁할 차종 수가 적은 만큼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는 국산차 대비 상대적으로 정비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 잔고장이나 리콜 이슈가 떠오르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며 “랜드로버의 리콜이나 결함 이슈는 엔진 시동 꺼짐과 같은 중대결함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판매대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도 한 몫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차종의 수도 시장에서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볼보와 미니는 지난 2018년부터 신차 투입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반해 포드는 특정 차종 판매를 중단하는 등 경쟁력 제고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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