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가 장기휴업을 두고 또 다시 대립각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르노삼성 노사가 장기휴업을 두고 또 다시 대립각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또 다시 싸늘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이 무산된 가운데, 사측이 무려 24일에 달하는 장기휴업을 추진하고 나서며 ‘역습’에 나선 모양새다. 

◇ 판매부진·재고증가로 장기휴업 추진… 노조는 반발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사측은 최근 노조와의 임단협 실무교섭 자리에서 장기휴업 계획을 통보했다. 기간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로, 총 24일에 달한다. 거의 한 달간 공장가동을 멈추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사측이 장기휴업에 돌입하는 이유는 판매부진과 그에 따른 재고 증가다. 실제 르노삼성의 전반적인 판매실적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2016년 11만1,101대, 2017년 10만537대로 2년 연속 10만대를 넘겼던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2018년 9만369대에 이어 지난해 8만6,859대로 떨어졌다. 

물론 올해는 새로 출시한 XM3의 선전으로 8월까지 6만7,647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속에 수출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8월까지 누적 수출실적이 1만6,511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3.4%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을 합친 총 판매실적은 역시 8월까지 8만4,158대로 26.6%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의 연간 총 판매실적은 줄곧 20만대를 가뿐히 넘겨왔으며, 특히 2017년엔 27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 판매실적은 17만7,450대에 그쳤고, 올해는 이보다 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는 장기휴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출시된 XM3가 돌풍을 일으켰고, 최근 SM6 페이스리프트까지 출시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임단협을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황에서 장기휴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앞서 노조가 추진한 민주노총 가입이 조합원 총투표 부결로 무산된 가운데, 사측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소 동력을 잃은 현 집행부가 임기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강수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같은 장기휴업이 르노삼성의 노사관계를 한층 더 냉랭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꾸준히 긴장감이 고조돼오던 르노삼성 노사관계가 임계치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 모습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