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청년의 날 기념사′를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공정′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그럴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의 날 연설과 관련해 “청년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정’을 강조한 데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병역, 탈세 등 곳곳의 불공정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며 “때로는 하나의 공정이 다른 불공정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공정’을 강조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공정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라”며 “의지표명은 3년 4개월 동안 충분히 들었다. 그간 공정이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나라가 불공정해진 게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께서는 공정이란 단어를 무려 37번을 사용하셨다고 한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지나가는 빈말이라도 한마디 하신 후에 공정을 입에 담으셔야 했다”고 힐난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불공정 사례로 병역을 거론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 아들 휴가 의혹 사태를 거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특정 논란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한다고 하시면서 왜 정부 여당의 수많은 불공정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 건가”라며 “전직 법무부 장관의 행태에 대해서는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하고, 현직 법무부 장관의 행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공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청년들 분노를 불러일으킨 인국공 사태는 대통령께서 직접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아니신가”라며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은 어떤 책임을 지고 계시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을 말씀하시니 민주정치는 책임정치라는 말씀도 알려 드린다”라며 “잘못한 걸 하나하나 다 책임지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물러나라고 하는 장관은 좀 자르라”고 추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전날(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추미애 사태 이후 ‘공정’을 말하다니. 그새 공정의 정의가 바뀐 것”이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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