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9 01:34
야권 대선후보 부상하지 못한 이유
야권 대선후보 부상하지 못한 이유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9.22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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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왼쪽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022년 3월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위 자리를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추미애 정국’ 대응과 4차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이 지사는 연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 지역화폐 논란 등 정책적 이슈로 선명성을 부각시키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기간에도 여당 대선주자들이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태로만 본다면 다가올 추석 밥상에 보수진영 야권 대선주자가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꼽자면 유승민 전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있다. 또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홍준표, 김태호 의원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권 등판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밖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대권주자’를 언급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홍정욱 전 의원 등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 야권 주자, 존재감 부각 급선무

이들 중 일부는 차기 대선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며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 후 경제·복지 관련 저서 집필에 몰두해온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과거 바른정당 당사로 사용했던 국회의사당 맞은 편 한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월 26일 자신의 팬카페인 ‘유심초’에 올린 5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내년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제가 우리 보수 쪽의 단일후보가 되어 본선에 진출해 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7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도전에 대해 어떤 비전과 대응,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상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기초적인 준비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전 시장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차기 대선으로 바로 가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김태호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 후 대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과 통합한 후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대권욕과 별개로 한 자릿수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자들은 대선주자 여론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9월3주차(17~19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24%로 동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홍준표 의원(5%)과 안철수 대표(4%), 오세훈 전 시장(3%), 황교안 전 대표(2%), 유승민 전 의원(2%) 등이 5% 이하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원희룡 제주지사,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지지율은 각각 1%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소속 상태인 홍준표(오른쪽), 김태호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을 거쳐 대선 출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뉴시스
무소속 상태인 홍준표(오른쪽), 김태호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을 거쳐 대선 출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뉴시스

◇ 야권주자, ‘약체’ 못 벗어나는 이유

이처럼 야권 주자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수진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제대로 혁신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 생각에는 보수 혁신에 제대로 성공하지 못해서 주자가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건 보수가 제대로 개혁을 해서 수권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교안 전 대표, 그전에 홍준표, 김병준 이분들이 제대로 된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고 그냥 싸움을 위한 싸움 여기에 많이 매몰된 측면이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혁신) 방향을 잡고 속도를 더 빨리 내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현실 정치인이 아닌 윤석열 검찰총장이 일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다른 대선주자들이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갑자기 대선에 나가지도 않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서 실제로 다른 후보들을 눌러버린 것이다. 블로킹을 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야권 대선주자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사실상 ‘야권 주자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4월 24일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대해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힌 뒤 ‘홍준표‧유승민‧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겨냥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해서는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잘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야당이 대선후보를 띄우기 촉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누구는 이래서 안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되고’ 이런 식으로 야권 후보군에 대해 폄훼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하는데 김 위원장 자신이 조명을 받으려고 하고 주자들을 폄훼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홍준표, 김태호 의원 등도 빨리 복당을 시키고 대선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은 보수진영 주자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국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원로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최근 <시사위크> 인터뷰에서 “(야당에서) 기존 내지는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나서면 저는 어떤 순간에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고 지지율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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