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프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트림이 9월 1일 국내 상륙한 후 단 2주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됐다. / 지프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쉐보레가 콜로라도로 스타트를 끊은 한국 수입 픽업트럭 시장에 경쟁자들이 하나 둘 출사표를 던지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첫 대항마로 나선 차량은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트림이다. 연내에 포드 레인저 랩터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미국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픽업트럭의 강자로 불리는 차종들은 아직 국내에 공식 출시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더한다. 현재 국내에 공식 출시되지 않은 미국 태생의 픽업트럭을 원하는 소비자는 병행수입 업체를 통하면 다양한 차종을 만나볼 수 있다.

◇ 지프 글래디에이터, 국내 배정 300대 ‘사전계약 완판’… 대형픽업 수요 확인

지난 9월 1일, 지프는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트림의 한국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국내에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는 단 2주간의 사전계약 기간에 완판을 기록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초도물량 완판은 “예상 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먼저 가격이 저렴한 축에 속하지 않는다.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출고가가 6,990만원이다. 물론 미국 본토에서 한국 시장과 동일한 옵션을 적용한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판매가격이 약 6,70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비싸다고만은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내에 판매 중인 쉐보레 콜로라도 기본 트림(3,830만원)과 비교하면 최대 1.8배 이상 차이를 보여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덩치도 더 크다.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의 차체 사이즈는 △전장 5,600mm △전폭 1,935mm △축거(휠베이스) 3,490mm 수준으로, 콜로라도보다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가 각각 205mm, 50mm, 232mm 더 크다.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은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차체가 더 크고 가격도 큰 폭의 차이를 보여 동급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초도물량이 단 2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는 점은 7,000만원 수준의 대형 픽업트럭의 수요를 확인한 셈이다.

포드 대형 픽업트럭 F-150. 미국에서 40년 이상 베스트셀링 트럭 자리에 오르고 있다. / 포드 홈페이지 갈무리

◇ 美 대형 픽업트럭 F-150·실버라도 등 7,000만원대 충분히 구매 가능

미국 픽업트럭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은 포드의 F-150을 떠올린다. 또한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한 체급 위의 실버라도도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론된다. 이 외에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 램(RAM) 1500과 레벨, GMC 캐니언·씨에라 시리즈 등 다양한 차량이 존재한다.

이러한 미국 정통 픽업트럭도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차량들 중 포드 F-150이나 쉐보레 실버라도는 7,000만원대에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포드 F-150은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F150을 비롯한 포드 F-시리즈는 약 43년간 미국 트럭부문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F-150은 차체 길이가 약 6m(5,788mm), 폭이 2m 이상(2,029mm)에 육박하는 대형 픽업트럭이다. 휠베이스도 3.5m 이상(3,583mm)에 달해 국내 판매 중인 픽업트럭보다 실내공간이 더 여유롭다. 주력 엔진으로는 가솔린 모델로 2.7ℓ와 3.5ℓ 에코부스트 엔진과 5.0ℓ 엔진이 있으며, 디젤 엔진도 선택 가능하다.

병행수입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포드 픽업트럭 F-150 구매를 고려하고 연락을 주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문의 내용은 가격 부분이다”며 “이러한 고객들에게는 먼저 F-150은 배기량·트림·옵션 등에 따라 5,00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해서 1억3,000만원대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고 먼저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원하는 옵션을 추가하면 포드 F-150 XLT의 경우 보통 7,000~8,000만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8년, 정재희 포드코리아 전 사장은 F-150을 포함해 픽업트럭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차체가 워낙 커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포드코리아 측에 따르면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들어오는 F-150 물량은 대략 연간 200~300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파악된다.

쉐보레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국내 도입설이 무성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 / 쉐보레 홈페이지 갈무리

또한 쉐보레의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차종도 국내 공식 도입설이 무성하다. 현재 쉐보레 실버라도는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구매할 시 7,000만원대 혹은 그 이하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실버라도는 차체 크기가 △길이 5,886mm △폭 2,063mm △휠베이스 3,745mm에 달해 콜로라도와 비교할 시 차량 전체 길이가 약 50cm(491mm), 폭이 약 18cm(178mm), 휠베이스가 약 49cm(487mm) 정도 더 크다.

그러나 쉐보레 실버라도 역시 국내 도입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미국의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알려진 램과 GMC 차량들도 국내 정식 출시는 더욱 힘들 전망이다. 아직 국내에 네트워크조차 형성이 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들여온다 하더라도 차체가 포드 F-150이나 쉐보레 실버라도보다 거대해 주차장 공간 등 국내 시장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도 있다.

다만, 픽업트럭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국내에서는 픽업트럭 차량들이 모두 소형화물 차종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픽업트럭 차량의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 수준이며,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덕분에 연비 부분만 감안한다면 일반 수입 승용차 대비 유지비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커짐에 따라 지프와 포드에서 새로운 픽업트럭을 도입하는 만큼 향후 새로운 종류의 픽업트럭 추가 도입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