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으로 뭉친 (왼쪽부터) 이동욱과 조보아, 김범. /CJ ENM
‘구미호뎐’으로 뭉친 (왼쪽부터) 이동욱과 조보아, 김범.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캐릭터부터 비주얼, 스토리까지 모든 것이 자신 있다.”

케이블채널 tvN 새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연출 강신효, 극본 한우리) 제작발표회가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자 강신효 감독과 주연배우 이동욱‧조보아‧김범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미호뎐’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과 그를 쫓는 프로듀서 남지아(조보아 분)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여성 구미호를 그렸던 것과 달리, 남성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목을 끈다. 신비한 얼굴로 한 여자만을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순정남 구미호 이연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기대하게 한다.

구전동화 속 주인공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2020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신선한 설정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한국적 요괴인 구미호를 통해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을 예고, 기대를 더한다. 또 액션의 주체를 인간이 아닌 요괴들의 싸움으로 설정함으로써 새로운 무술과 CG 시퀀스를 통해 그동안 보지 못한 독특한 비주얼과 액션을 선보일 전망이다.

‘구미호뎐’ 연출을 맡은 강신효 감독. /CJ ENM
‘구미호뎐’ 연출을 맡은 강신효 감독. /CJ ENM

이날 강신효 감독은 “마블을 위주로 한 히어로 영화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도 한국적인 캐릭터와 소재로 드라마에서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구미호뎐’의 시작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생각하는 구미호는 보통 여성인데, 그동안 변주는 있었지만 여성의 한이나 로맨스를 많이 다뤘다”며 “다른 결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캐릭터를 바꿔야 이야기도 바뀔 것 같았다. 남성 구미호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성별을 바꿔봤다”고 남성 구미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강신효 감독은 판타지적 이야기이기 때문에 설득력을 높이고자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했다. 강 감독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며 “이런 장르일수록 배우들의 연기가 공중에 떠 있으면 시청자들이 봤을 때 진짜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배우들과 각각의 캐릭터에 가장 충실하고 진실성이 느껴질 수 있게 더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다. 시청자들이 남자 구미호의 이야기에 이질감 없이 빠져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제작진의 선택은 이동욱이었다. 강신효 감독은 “배우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아우라’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미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배우는 이동욱밖에 없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 ‘도깨비’ 저승사자, ‘타인은 지옥이다’ 사이코패스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동욱은 ‘구미호뎐’에서 한때는 백두대간 산신이었지만 현재는 도심에 정착해 현세를 어지럽히는 요괴들을 처단하는 심판자로 활동 중인 구미호 이연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동욱은 “제의를 받고 구미호가 누군데 했더니 ‘네가 구미호야’ 하더라”면서 “거기에서부터 이미 끌렸고, 독특하고 재밌었다. 복합장르인 점도 굉장히 좋았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말했다.

남자 구미호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이동욱. /CJ ENM
남자 구미호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이동욱. /CJ ENM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구미호라는 존재를 겪은 적도 없고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참고할 만한 무엇도 없었다”며 “다른 작품을 보는 건 그것을 따라 하게 될 것 같아 오히려 경계했다. 작가님이 써준 세계관과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고, 이 안에서만 즐겁게 뛰어놀자는 마음으로 여우처럼 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이동욱의 ‘구미호뎐’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도깨비’에서 이미 판타지물을 완벽 소화한 것은 물론, 구미호 캐릭터와 비주얼부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분들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큰 힘이 되기도 했지만,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있었고, 전작 ‘도깨비’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해서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오래 기억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구미호뎐’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게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조보아는 청순한 얼굴 뒤 당찬 승부욕을 지닌 괴담 전문 프로그램 PD 남지아로 분한다. 그동안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각인됐던 그는 남지아를 통해 ‘걸크러쉬’ 연기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조보아는 “평소 내가 갖고 있는 성격과 조금 거리가 멀다”면서 거침없고 직설적인 지아의 성격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동욱과 조보아의 ‘케미’도 기대 포인트다. 이동욱은 “조보아는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자기 것만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을 잘 배려해 준다. 그래서 이미 ‘케미’가 너무 좋다”고 조보아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보아도 “이동욱이 잘 리드해주고 내가 잘 따라가서 좋은 ‘케미’가 나오는 것 같다”고 보탰다.

김범도 함께 한다. 드라마 ‘미세스캅2’(2016)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그는 ‘구미호뎐’에서 이연의 배다른 형제이자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구미호 이랑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조보아(왼쪽)과 김범도 함께 한다. /CJ ENM
조보아(왼쪽)과 김범도 함께 한다. /CJ ENM

김범은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돼 반가운 마음”이라며 “오랜만인 만큼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며 설레는 마음을 내비쳤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이랑이 어떤 시각에서는 나빠 보이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내 시각에서는 외로워 보였다”며 “저 친구와 같이 있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받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극 중 이랑은 이연을 대적할 만한 강력한 ‘빌런’이다. 이에 대해 김범은 “이랑은 악당에 국한된 빌런이 아니라 형이나 형과의 감정에 꽂혀있는 인물이다”면서 “입체적인 인물이라 나도 연기하면서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형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동욱에 대해 “많이 의지하고 있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강신효 감독은 “이연, 이랑 형제의 ‘케미’에도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며 “오래되고 복잡하고 미묘하고 애증이 얽힌 관계다. 형제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화해하기도 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그 부분에 주목해도 많은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전해 이동욱과 김범의 ‘브로맨스 케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강신효 감독과 배우들은 ‘구미호뎐’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본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먼저 강신효 감독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1년 넘게 열심히 준비했다”며 “캐릭터와 비주얼, 스토리 모든 것이 자신 있다”고 말했고, 이동욱도 “하이라이트를 보고 재밌다, 기대된다는 반응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본방은 훨씬 더 재밌다”고 보탰다. 김범 역시 “사람이 할 수 있는 재미 그 이상을 갖고 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오늘(수) 오후 10시 30분 tvN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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