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세계적인 ICT 트렌드 역시 바꾸고 있다. 가트너는 20일 "ICT분야에 뉴노멀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행동 인터넷(IoB), 분산 클라우드 등 새로운 ICT 트렌드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글로벌 IT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는 기업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받은 타격을 회복하고, 이에 따른 변화를 수용하는 ‘뉴노멀’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가트너는 20일 ICT분야에서 뉴노멀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021년에 주목해야 할 ‘주요 ICT기술 트렌드 9가지’를 발표했다. 9가지 트렌드는 △행동 인터넷(IoB) △분산 클라우드 △지능형 컴포저블 비즈니스  △초 자동화 △ AI엔지니어링  △어디서나 운영 △멀티 경험 △개인정보보호 강화 컴퓨팅  △사이버 보안 메시 등이다.

◇ “행동인터넷부터 지능형 비즈니스까지”… 사업 현장, ICT로 ‘초연결’ 이뤄진다

먼저 가트너가 소개한 ICT 첫 번째 트렌드는 ‘행동인터넷(IoB)’이다. 사물인터넷(IoT)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기존의 IoT가 사물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한 것이라면, IoB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행동을 디지털 데이터화 시켜 인터넷으로 연결해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기업들은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의 관련 지침을 준수하는지를 모니터링하거나,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이 있는 직원을 식별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로 직원들의 행동 패턴을 피드백 해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는데, 이것이 IoB가 사용된 예시다. 가트너는 오는 2025년 하반기엔 개인이나 기업, 정부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IoB프로그램을 사용할 것이며, 전 세계 인구 중 절반 이상에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이언 버크 가트너 부사장은 “2020년의 전례없는 사회·경제적 상황은 미래를 변화시키고 구성하기 위한 조직의 유연성을 요구한다”며 “내년 ICT 트렌드 중 행동인터넷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세계 경제가 처한 중대한 격변 속에서 탄력적 비즈니스와 유연성을 가능하게 할 가장 중요한 기술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대중에게 잘 알려진 ‘분산 클라우드’는 내년에도 중요한 ICT기술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 가정, 회사 등에서 미사용 중인 컴퓨터 자원을 활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의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저지연, 데이터 비용 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등 언택트 근무가 일상화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에겐 필수적인 ICT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버크 가트너 부사장은 “분산 클라우드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클라우드를 대체할 수 있어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를 상징한다”며 “2025년이 되면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은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 내, 자택 등의 장소에서 실행 가능한 분산 클라우드 기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춰 현재 상황에 따라 기업이 비즈니스 전략을 전환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 해주는 ‘지능형 컴포저블 비즈니스’도 트렌드로 꼽힌다. 이는 기업 등 조직에게 정보 보강능력과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방해받지 않고 문제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가트너는 행동인터넷과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엔지니어링 등이 2021년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산업현장에서 효율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픽사베이

◇ AI 기반의 ‘초 자동화’도 가속… ‘AI엔지니어링’도 필수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엔지니어링 등이 ICT분야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초 자동화’는 기존의 AI기반 자동 로봇 수준을 넘어 여러개의 머신러닝과 패키지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산업 전반을 자동화하는 것을 말한다. 가트너는 초 자동화를 올해 주요 전략 기술 트렌드로 포함한 바 있으며, 초 자동화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가 필수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현재, 초 자동화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는 “초 자동화는 이제 필연적이며 돌이킬 수 없어졌다”며 “자동화될 수 있고, 자동화가 필요한 산업 분야는 모두 자동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화 필요성이 커지고, 생산 효율이 높이기 위해 기업 부문의 활동 및 업무에서 모두 AI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는 현재 AI시제품에서 생산단계에 이르는 프로젝트의 비율은 세계적으로 53%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엔지니어링’도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점쳤다.

AI엔지니어링은 머신러닝이나 지식 그래프 등을 컴퓨터나 AI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생활이나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AI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선 ‘연구 분야’도 중요하지만 엔지니어링 기술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버크 가트너 부사장도 “AI를 활용한 초자동화 생산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AI엔지니어링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 ‘누구나’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ICT세상… 정보보안도 강화 필요

앞서 소개한 분산 클라우드, 행동인터넷, AI엔지니어링 등의 기술이 적용된 ‘장소 초월 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은 ‘어디서나 운영(Aywhere operations)’이 가능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개선된 음성인식과 번역 등의 대화 기능을 갖춘 플랫폼은 글로벌 디지털 세계와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꾸는 ‘멀티 경험’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크 가트너 부사장은 “2023년 하반기가 되면 글로벌 기업의 40%는 고객서비스와 직원의 업무에서 가상과 실제가 혼합된 형태의 ‘어디서나 운영’ 개념을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2028년까지는 사용자가 디지털 세계를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인 ‘멀티 경험’ 분야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가트너는 이같은 장소 초월과 멀티 경험 등의 트렌드를 위해선 디지털 보안 강화도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보호 강화 컴퓨팅’과 ‘사이버 보안 메시’도 2021년 필수 ICT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 강화 컴퓨팅’은 말 그대로 개개인의 컴퓨터 보안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선 민감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분석할 수 있는 환경 제공, 분산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 및 분석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 분석 전에는 이에 대한 알고리즘을 암호화해야 한다. 가트너는 2025년경엔 대기업의 50%가 개인정보보호 강화 컴퓨터를 도입해 상용 데이터를 보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버 보안 메시(Cyber Security Mesh)’는 사람과 자산이 어디에 위치해 있던 누구나 디지털 자산에 쉽고 안전하게 접근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실행 모델을 통해 이용자의 의사결정 및 집행 과정이 서로 분리되며, ID의 경계 보안이 강화된다. 가트너는 오는 2025년이 되면 디지털 엑세스 요청 중 절반 이상이 사이버 보안 메시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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