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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오! 삼광빌라’, ‘한다다’처럼만...
2020. 10. 23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한 번 다녀왔습니다' 후속작으로 방영 중인 '오! 삼광빌라' / KBS 제공
'한 번 다녀왔습니다' 후속작으로 방영 중인 '오! 삼광빌라' / KBS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KBS2TV 주말극 ‘오! 삼광빌라’가 방영된 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차기작으로 기대감을 끌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오! 삼광빌라’가 ‘한 번 다녀왔습니다’처럼 호평받는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까.

9월 19일 첫 방송된 ‘오! 삼광빌라’(연출 홍석구, 극본 윤경아)는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정들며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하나뿐인 내편’(2018) 홍석구 감독과 이장우의 재회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홍 감독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시트콤 같은 재미’가 담겨있다고 밝히며 기대를 더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오! 삼광빌라’는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전개와 식상한 소재로 전작에 못 미치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오! 삼광빌라’ 시청자 게시판에는 “진부함과 식상함의 결정체” “또 출생의 비밀, 재벌 없으면 드라마가 안 되나” “재밌는 드라마가 되길” 등 아쉬움 담긴 평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순정(전인화 분)의 집밥 실력에 타인들이 정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오! 삼광빌라’는 이순정(전인화 분)‧김정원(황신혜 분)‧이빛채운(진기주 분) 사이에 얽힌 출생의 비밀을 주되게 그려나가고 있다. 자신의 딸을 못 알아보는 정원과 친엄마인 정원의 눈치를 보는 순정, 그리고 친엄마를 찾아 나서는 이빛채운의 이야기는 공감대 형성보다는 답답함만을 자아내고 있다.

출생의 비밀을 주되게 다루고 있는 '오! 삼광빌라' / KBS2TV '오! 삼광빌라' 방송화면
출생의 비밀을 주되게 다루고 있는 '오! 삼광빌라' / KBS2TV '오! 삼광빌라' 방송화면

이밖에도 가부장적인 남편 우정후(정보석 분)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독립을 선언한 아내 정민재(진경 분), 재벌 집안임을 숨기고 평범한 청년인 척하는 우재희(이장우 분), 학교 폭력 가해자로 억울한 누명을 쓴 이빛채운의 설정까지. ‘오! 삼광빌라’는 기존 KBS 주말극에서 흔하게 보던 주제들을 한 데 모아놓은 듯하다. 자신 있게 내놓은 ‘시트콤 같은 재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노출신을 담아내며 역효과를 얻은 ‘오! 삼광빌라’다.

‘오! 삼광빌라’ 4회에서는 우재희가 이빛채운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다 머리를 맞고 기절하는 장면이 방영, 이장우의 하반신이 모자이크 처리돼 담겼다. 이날 방송이 끝난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월 18일 방송된 일부 장면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리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조금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재방송과 다시보기를 포함해 이후 제공되는 일체의 방송분을 수정 편집본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호평을 얻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 / KBS2TV 제공
자극적인 소재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호평을 얻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 / KBS2TV 제공

전작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자극적인 요소 없이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로 호평을 얻은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더 크다.

지난 9월 3일 종영한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송나희(이민정 분)‧송준선(오대환 분)‧송가희(오윤아 분)‧송다희(이초희 분) 4남매가 결혼에 대한 실패를 겪은 뒤 본가로 돌아가게 되고, 그런 자식들을 바라보는 송영달(천호진 분)-장옥분(차화연 분) 부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혼을 바라보는 현시대의 관점을 현실적이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개성 있는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숨 쉬며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식상한 소재와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들을 다루는 ‘오! 삼광빌라’와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는 지점이다.

‘오! 삼광빌라’는 1회 23.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시작으로, 지난 18일 방영된 10회 시청률 27.6%를 기록했다. 반면 전작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1회 시청률 19.4%에서 10회 시청률 2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오! 삼광빌라’의 시청률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 고정 시청자의 유입을 고려했을 때 작품성 자체만으로 이룬 수치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한 번 다녀왔습니다’처럼의 가파른 상승세는 역부족이다. 자극적인 뻔한 이야기가 아닌, ‘오! 삼광빌라’만의 장점을 살린 가족 드라마가 되길. ‘한 번 다녀왔습니다’처럼만 좋은 가족 드라마가 되어줬으면 하는 시청자들의 소망이 이뤄질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