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내산 백신 대신 수입산 백신이 안전하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예방 접종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수입산 백신은 안전하다’는 말들이 오가면서 국내 백신을 피하고 수입산 백신을 찾는 사례가 느는 모양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36명에 이른다. 전날 오후 4시보다 9명 늘었다. 질병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백신 예방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단순 신고 통계”라고 밝혔다. 

독감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위주로 ‘수입산 백신’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싸더라도 수입산’을 찾는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나 면역력이 약한 가족이 있는 경우는 더 그렇다. 아이들을 키우는 ‘맘카페’나 ‘환우 모임’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10곳의 제조사에서 만든 백신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가짓수로는 12종이다. 이 중 수입산 백신은 박시그리프테트라주(사노피 파스퇴르‧프랑스), 플루아릭스테트라(GSK‧독일) 두 종이다. 완제품을 수입해오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균주(바이러스)를 사용하고, 식약처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성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 같은 균주 사용해 차이 없어

최근까지 사망자 대부분이 국내 제조사의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지며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지만, 사실상 수입산‧국내산의 안전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원료를 비롯해 일괄적으로 관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내산과 수입산에) 백신을 만드는 공장은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큰 차이가 없다”며 “업체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WHO(세계보건기구)가 제공한 균주를 가지고 백신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도 통화에서 “같은 바이러스를 기준으로 만들어서 국내산과 수입산의 차이가 없다”며 “흔히 오해를 하는 부분이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백신과 유료 백신이 차이가 있다는 것인데 같은 제품에서 카테고리가 나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마다 공정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배양 방식과 성분에는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독감백신을 만드는 것은 ‘세포배양 방식’과 ‘유정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국내의 경우 세포배양 방식을 채택한 SK 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정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망자가 한 명이라는 점을 근거로 수입산 백신이 국내산보다 낫다고 보는 것도 섣부르다는 평가다. 전날(22일) 박시그리프테트라를 접종한 뒤 사망한 경우가 나타났다. 다만 일반적으로 수입산 백신의 경우 물량이 적기 때문에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내산·수입산 모두 동일한 검사 과정을 거치는 것도 안전성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백신은) 안전성 검사나 전수검사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출고 승인을 하기 전에 검증 서류를 제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결론 : 전혀 사실 아님

근거자료

- 질병관리본부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지침

-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인터뷰

- 업계 관계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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