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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기’서 ‘마두기’로… 하도권의 뜨거운 열일
2020. 10. 26 by 이민지 기자 dbsgk4774@sisaweek.com
올해 큰 변화를 맞은 데뷔 27년 차 배우 하도권 / SBS
올해 큰 변화를 맞은 데뷔 27년 차 배우 하도권 / SBS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올해 연기 인생의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배우를 꼽으라고 하면 하도권을 빼놓을 수 없다. 인생 캐릭터를 만나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하고 생애 첫 둥지를 찾은 것은 물론, 데뷔 이래 가장 활발한 브라운관 행보를 이어간다. 하도권의 ‘꽃길’이 드디어 열렸다.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하도권은 199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왕의 나라’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 각종 뮤지컬 무대를 섭렵하는 한편, 2016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당시 나이 39세다.

하도권은 ‘사임당 빛의 일기’(2017)를 시작으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황후의 품격’(2018~2019), ‘의사요한’(2019) 등 SBS 드라마에서 주된 행보를 보이며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브라운관 행보를 시작한 만큼 그는 매년 꾸준히 한 작품씩 성실한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SBS 화제작 ‘스토브리그’(연출 정동윤, 극본 이신화) 속 야구선수 강두기 캐릭터를 만나며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지난 2월 종영한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금껏 드라마로 다뤄진 적 없는 프로야구 프런트 세계를 조명하며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극 중 하도권은 국가대표 1선발급 에이스 투수 강두기로 분해 열연했다.

강두기 역으로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은 하도권 / 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강두기 역으로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은 하도권 / 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스토브리그’ 출연 전까지 야구의 ‘야’자도 몰랐던 하도권은 실제 야구선수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여기엔 그의 피나는 노력이 담겨 있었다. 작품을 위해 연예인 야구단에 입단하는가 하면, 팔꿈치 염증이 일어날 정도로 에이스 투수가 되기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그렇게 하도권은 강두기 그 자체가 돼 주연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고, 큰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스토브리그’는 하도권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소속사 계약도 그 중 하나다. 3월 하도권은 935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혼자 스케줄을 감당하던 생활을 끝내고 데뷔 이래 첫 소속사를 찾은 것. 935엔터테인먼트는 “하도권의 연기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에 감탄했다”며 “다채로운 모습과 힘을 가진 배우이기 때문에 함께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도권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tvN ‘메모리스트’에 깜짝 출연해 악역 연기로 전작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KBS2TV ‘좀비탐정’에서는 교도소에서 얼마 전 출소한 동물 병원 원장 풍식 역을 맡아 극의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좀비탐정'을 통해 '스토브리그'와는 정반대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하도권 / KBS2TV '좀비탐정' 방송화면
'좀비탐정'을 통해 '스토브리그'와는 정반대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하도권 / KBS2TV '좀비탐정' 방송화면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도권은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연출 주동민, 극본 김순옥)로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세 여자들의 채워질 수 없는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그린다. ‘황후의 품격’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주동민 감독과 김순옥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하도권은 화영중학교 음악 선생님 마두기 역을 맡았다. 부담스러운 비주얼의 성악가로,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인물이다. 

특히 우연의 일치로 강두기에서 마두기로, 또 한 번 ‘두기’로 활약해 관심을 모은다. 앞서 열린 ‘펜트하우스’ 제작발표회에서 하도권은 “저도 대본보고 알았다”며 “‘스토브리그’에서 운동선수로서 강한 강두기가 있었다면 ‘펜트하우스’에서는 마력을 가진 음악인으로서의 마두기로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두기로 배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면, 마두기로 존재감을 굳힐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두기’로 돌아온 하도권의 연기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