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7세대 제타가 몸값을 낮춰 국내에 공식 출격했다.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7세대 제타가 2,000만원대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 폭스바겐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산 자동차의 출고가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수입 자동차 가격과 비슷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을 하며 “이왕이면 수입차를 타겠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유지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구매에 신중할 것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수입차와 국산차의 유지비는 정말로 큰 차이를 보일까.

자동차는 구매하는 비용보다 구매 후 유지 및 관리에 비용이 더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통 차량 유지비라고 하면 가장 먼저 차량 구매와 동시에 가입을 해야 하는 보험료가 있으며, 여기에 연간 유류비 및 세금, 소모품 교체비용, 정비소 입고 시 시간당 공임비 등이 존재한다.

소모품에는 엔진·미션·브레이크 오일 등 오일류 계통과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및 디스크, 순환기 계통의 필터류 등이 존재한다. 또 차량 점검과 정비를 하는 데에 인건비(공임비)가 발생한다.

소모품은 차량 브랜드와 차종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세세하게 비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3,000만원대 내에 구매가 가능한 국산 및 수입차 중 대표적인 차량을 추려 확인해 봤다.

자동차보험료는 사고 발생 횟수와 사고 내용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다만 경미한 사고라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픽사베이
국산차와 수입차의 자동차보험료가 차이나는 이유는 자차보험으로 인한 것이다. / 픽사베이

◇ 보험료, 자차비용 제외 시 오십보백보… 차량 가격 비슷하면 차이 미미

가장 먼저 수입차의 유지비 중 국산차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꼽는 부분은 보험료다. 자동차보험은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 매년 의무적으로 가입을 해야 하는 것으로 고정비에 속한다.

그러나 국산차와 수입차의 보험료를 비교 산출한 결과 드라마틱한 수준까지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차량 가액이 비슷한 경우 차종에 따라, 또 보험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최소 20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70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보험료 산출은 운전자 조건을 비롯한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한 채 국산차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K5 1.6터보 △말리부 1.3터보 3종을 기준으로 했으며, 수입차는 △토요타 캠리 2.5하이브리드 LE △푸조 308 1.5알뤼르 △미니 쿠퍼 5도어 1.5 △폭스바겐 제타 1.4 TSI 프리미엄 4종을 비교했다. 대상 차종 중 K5와 제타는 2,700만원대로 차량 가액이 비슷하며, 나머지 5종은 3,000만원대 수준으로 3,100~3,700만원대 수준의 차량이다.

먼저 삼성화재 다이렉트를 통해 조정이 가능한 부분 △대물배상 10억원 △자동차상해 사망후유장애 5억원/부상 1억원 △자기차량손해(자차보험) 손해액의 20%·20~50만원 △무보험차 상해 5억원 등 모두 동일하게 조정했다. 추가 특약도 △견인거리 확대(40㎞) △렌트비용(일반)∥ △초과수리비지원 △법률비용지원특약Ⅳ-기본형 등 동일하다.

이 경우 위 7종 차량들을 보험료가 가장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캠리 2.5하이브리드 △푸조 308 △폭스바겐 제타 △그랜저 HEV △미니 쿠퍼 5도어 △말리부 1.3터보 △K5 1.6터보 등이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푸조 308의 보험료는 각각 170만원과 163만원 정도로 책정됐다. 이어 보험료가 높은 차종으로는 폭스바겐 제타로, 131만원 수준이다. 이 외 그랜저 HEV는 127만원이며, 미니쿠퍼는 120만원, 말리부 109만원, K5가 약 99만원 순으로 산출됐다.

보험료가 가장 고가로 책정된 캠리 하이브리드와 차량 가격이 비슷한 그랜저 HEV의 보험료 차이는 43만원 정도다. 또한 차량 가격이 2,700만원 수준으로 비슷한 K5와 제타의 보험료 차이는 30만원 수준이다. K5의 경우 옵션을 추가로 장착할 시 3,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니쿠퍼와도 비교가 가능한데, 이 경우에는 보험료 차이가 20만원 정도다.

차량 가격이 비슷한 모델을 비교 대상으로 설정했을 시 보험료 차이는 수입차가 소폭 높게 나타나긴 했으나 아주 큰 차이는 아니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푸조 308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 이는 자차보험 때문이다. 자차보험 산출 기준은 동일 브랜드 및 동일 차종의 손해율과 차량 가액 등 다양한 부분을 종합한 것이다. 손해율에는 과거 보험 처리 내역(수리 기간·부품 가격 및 수급 용이성·공임비 등)이 포함된다.

특정 자동차 브랜드나 차종의 자차보험료가 높게 책정되는 것과 관련해 세부 기준까지 확인은 다수의 손해보험사 측에서도 직접 확인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차 보험료가 고가인 차량 순서대로 나열하면 △푸조 308(79만원) △캠리 하이브리드(66만원) △폭스바겐 제타(59만원) △미니 쿠퍼(44만원) △말리부(37만원) △그랜저 HEV(25만원) △K5(25만원) 순이다.

이는 보험료가 높은 순서대로 나열했을 당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보험료가 높게 책정된 푸조 308·캠리 하이브리드·폭스바겐 제타 등 상위 3개 차종은 자차보험을 별도로 비교했을 때도 상위 그룹으로 묶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차량 그랜저·K5의 자차비용이 저렴한 이유는 정비소 네트워크가 전국에 촘촘하게 구성돼 있어 정비 편의성이 높은 점과 대부분 국산 부품을 사용해 부품 값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차종들의 자차비용을 제외할 경우에 수입차의 보험료는 △캠리 하이브리드(103만원) △푸조 308(84만원) △미니 쿠퍼(75만원) △폭스바겐 제타(72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3종도 자차보험 제외하고 보험료를 산출하면 73만~102만원 정도 수준이다. 자차보험을 제외하면 국산차와 수입차 간 보험료 차이가 거의 없는 정도다.

동일 차종들을 DB손해보험 다이렉트와 KB손해보험 다이렉트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산출했을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DB손보 다이렉트에서도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보험료가 179만원(자차보험료 75만원)으로 가장 높게 책정됐다. 이어 다른 수입차 보험료는 △푸조 308 154만원(67만원) △폭스바겐 제타 131만원(54만원) △미니 쿠퍼 128만원(44만원) 등으로 산출됐으며, 국산차 3종은 △그랜저 HEV 127만원(30만원) △말리부 109만원(34만원) △K5 101만원(22만원) 등이다.

KB손보 다이렉트에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차량의 보험료가 다소 높게 책정됐으나, 그럼에도 보험료가 높은 순서는 DB손보 다이렉트와 동일하다.

보험개발원 측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보험료 차이는 자차비용에서 크게 발생한다”며 “자차비용에는 차량 부품의 가격과 사고 시 평균 수리기간, 차량 마다 손해율이 다른 점 등 다양한 부분이 모두 포함된 것인데 이를 제외하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료는 가입자의 운전경력 및 연령, 무사고 기간, 차종 등에 따라 각 보험사마다 손해율이 다르게 책정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하고 보험을 가입할 때 자차보험을 포함할 시에는 대체적으로 수입차가 소폭 높게 책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차량 보증기간 내 경정비 및 특정 소모품 교환은 차량 제조사 측에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해 초기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 게티이미지뱅크
차량 보증기간 내 경정비 및 특정 소모품 교환은 차량 제조사 측에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해 초기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 게티이미지뱅크

◇ 보증기간 내 무상 정비·교환, 비용 발생 少… 유류비 및 세금, 차이 없어

일반적으로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는 순간부터 차량에 대해 2~3년 또는 누적 주행거리를 지정해 둘 중 한 가지가 선도래 전까지 보증(워런티)을 실시한다. 이는 비교 차종으로 지정한 차량의 제조사인 폭스바겐과 미니, 토요타, 푸조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에서 실시하고 있다.

보증기간 동안 차량 브랜드에서는 차량의 정기점검을 포함한 엔진오일이나 엔진오일 필터, 에어클리너(에어컨) 필터 등을 무상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엔진오일이나 에어클리너 필터 등 교체는 횟수로 지정해두기도 한다.

이러한 혜택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보증기간 동안 추가 비용 지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수입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브랜드에서는 보증기간 확대와 관련한 추가 서비스 상품을 사은품으로 함께 제공하거나 판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 받거나 별도로 선택해 구매한다면 유지관리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엔진오일 외 브레이크오일이나 미션오일 등은 보통 6만㎞ 전후 시점이 교환 주기인 것을 감안하면, 신차 구매 후 연간 주행거리가 2만㎞ 이내일 경우 3년 이내 교환 필요성은 크지 않아 일반적으로는 오일 계통으로 인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간 유류비나 타이어 소모로 인한 교환 시 비용 등은 주행거리와 비례하기 때문에 국산차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유류비는 연료효율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비교 대상 수입차량 4종의 복합연비는 12.1~17.5㎞/ℓ 정도다. 국산 차량 3종의 연비는 13.2~16.2㎞/ℓ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주행거리가 5만㎞ 전후에 도달한다면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데,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 제품을 이용하면 국산차와 차이가 없다.

연간 자동차에 부과되는 ‘자동차세’도 한국은 배기량(cc)에 비례해 부과하기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 간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배기량이 1,600cc 이하인 경우엔 1cc당 140원, 2,000cc를 초과하는 승용차는 1cc당 200원이 동일하게 부과된다.

◇ 워런티 후 정비 및 부품 교체 시 비용 차이 발생 가능성 존재

국산차와 수입차의 유지비용이 차이를 보이는 시기는 보증기간이 만료된 이후부터다. 보증기간 만료 이후에는 경정비를 비롯해 부품 교체 등에 비용이 온전히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에는 수입차 부품 값과 공임비가 상대적으로 고가로 책정돼 있는 점이 한 몫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자유경쟁 원칙에 의해 경쟁을 하는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수입차는 보증 기간을 넘어설 경우 오일류 교환을 비롯한 정비 부분에서 국산차에 비해 비용이 더 발생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측이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엔진오일 1ℓ당 비용은 국산차 브랜드가 1만원 이하 수준인데 반해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는 2만5,000원 정도로 최소 2.5배 정도 높게 책정돼 있는 상황이다.

오일필터나 에어클리너 필터 등 소모품 가격도 다수의 수입차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고가로 책정돼 있다. 수입차의 시간당 공임비는 보통 8~1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푸조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 내 ‘표준정비시간 안내’를 통해 시간당 공임을 7만9,200원으로 명시해뒀다. 수입차 브랜드 중 아우디는 딜러사 마다 차이를 보이는데 8만2,000원~9만9,000원 정도 수준이다.

국산차 브랜드의 경우 사업소 기준 승용차 부품 탈부착·교환 시 시간당 공임비가 △현대차 8만300원(제네시스 9만1,300원) △르노삼성 4만~6만원 △쉐보레(한국GM) 5~8만원 등 수준으로 수입차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공임비는 차량의 배기량이나 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보증기간이 초과한 경우 일반 카센터나 수입차 전문 카센터 등에서 정비를 진행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부품이나 소모품 교체 시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수입차는 정품 부품인 경우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며 물량이 한정적인 문제가 있다”며 “또 정비 센터도 국산 자동차 브랜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며, 이는 동네 슈퍼마켓과 대형 마트를 비교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수입차의 유지비가 국산차보다 비싸다는 얘기는 자차보험료와 정품 부품 가격 등이 국산차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론 : 대체로 사실
 

근거 자료

 

- 삼성화재 다이렉트, DB손해보험 다이렉트, KB손해보험 다이렉트 보험료 조회

- 보험개발원 관계자 전화 인터뷰

- 폭스바겐, 미니, 토요타, 푸조 홈페이지 통한 보증기간 확인

-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엔진오일 리터당 금액 자료

- 수입차 업계 관계자 전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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