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남규리 / 뉴시스
다채로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남규리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계 형사에서 조선시대 팜므파탈 가수를 거쳐 이번엔 모성애 연기다. 연기 경력 12년 차 남규리의 무한 변신에 안방극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규리는 2006년 3인조 여성 보컬그룹 씨야로 데뷔, 2008년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첫 연기를 선보였다. 2009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으로 그룹을 탈퇴한 그는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로 브라운관 데뷔를 치른 뒤 지금껏 배우로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배우로 대중의 인정을 받은 건 아니다. 남규리는 SBS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생기발랄한 양초롱 역을 하이톤 목소리로 오버해 연기한다는 혹평을 얻었고, 전작의 영향으로 SBS ‘49일’에서도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우려감을 지워냈다.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였고, 첫 주연으로서 몫을 다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배우 활동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남규리 / SBS ‘인생은 아름다워’ 방송화면
배우 활동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남규리 / SBS ‘인생은 아름다워’ 방송화면

이후 남규리는 KBS2TV ‘해운대 연인들’을 비롯해 JTBC ‘무정도시’, SBS ‘그래, 그런거야’ 등과 영화 ‘신촌좀비만화’, ‘속삭임’, ‘데자뷰’, ‘질투의 역사’에 출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남규리는 드라마를 통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MBC ‘내 뒤에 테리우스’(2018)에서 북한 핵물리학 박사 최연경으로 깜짝 출연, 연인인 김본(소지섭 분)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연기를 흡입력 있게 소화해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MBC ‘붉은 달 푸른 해’(2018)에서는 강력계 형사 전수영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겉모습은 차갑지만 아이들의 상처를 읽을 줄 아는 ‘츤데레’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연이어 남규리는 MBC ‘이몽’에서 섹시한 매력으로 경성구락부 내 젊은 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는 미키로 분해 180도 다른 매력을 안방극장에 선사했다. ‘이몽’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극 중 그는 화려한 외모 뒤에 밀정 신분을 숨긴 채 독립운동을 해나가는 과정을 능청스러우면서도 강단있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남규리 /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붉은 달 푸른 해’, ‘내 뒤에 테리우스’,‘이몽’ 방송화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남규리 /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붉은 달 푸른 해’, ‘내 뒤에 테리우스’,‘이몽’ 방송화면

멈추지 않고 2020년에도 남규리의 변신은 계속된다.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를 통해 남규리는 자식을 둔 엄마로 분해 첫 모성애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10월 26일 첫 방송된 ‘카이로스’는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신성록 분)과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이세영 분)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클로싱 스릴러를 그린다. 남규리는 서진의 아내 강현채 역을 맡았다.

“내가 모성애를 표현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다”던 말과 달리 남규리는 첫 회부터 아이를 잃은 슬픔을 폭발적인 감정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딸이 사라진 뒤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자 정신을 반쯤 놓아버린 듯한 모습은 현실감을 자아내며 몰입감을 더했다. 

아이 잃은 슬픔을 몰입감 있게 표현하는 남규리 / MBC ‘카이로스’ 방송화면
아이 잃은 슬픔을 몰입감 있게 표현하는 남규리 / MBC ‘카이로스’ 방송화면

뿐만 아니라 지난 3일 방영된 ‘카이로스’ 4회에서는 남규리가 서진의 오른팔인 서도균(안보현 분)과 불륜 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앞으로 진행될 ‘카이로스’에 강현채와 서도균의 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쇄도하고 있다.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돌리고, 이젠 어엿한 ‘배우 남규리’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변화무쌍한 변신으로 폭넓은 연기력을 짐작게 하며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남규리. 그의 성실한 행보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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