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감독 김종관)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남주혁과 한지민, 김종관 감독.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남주혁과 한지민, 김종관 감독.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감각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을 사로잡아 온 김종관 감독이 올겨울 극장가에 특별한 감성을 전한다. 배우 한지민‧남주혁이 다시 한 번 연인으로 호흡을 맞춰 첨가물 없는 ‘민낯’의 사랑 이야기를 펼쳐낸다.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다.

17일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김종관 감독과 배우 한지민‧남주혁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 분)와 영석(남주혁 분)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낼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하는 ‘조제’는 원작이 지닌 깊은 메시지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김종관 감독만의 해석을 더해 차별화된 재미를 예고한다.

‘조제’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조제’를 연출한 김종관 감독.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날 김종관 감독은 “워낙 좋은 원작이 있어서 어려운 숙제였다”며 “원작의 무게도 있고, 시대의 변화도 있고 상업영화의 요구 속에서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원작이 갖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시선, 깊은 인간애가 좋았다고.

김 감독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른 길을 이용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원작이 좋지만 그대로 따라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애를 가져가되, 우리만의 조제를 만들어보자는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종관 감독은 ‘조제’만의 분위기를 완성하기 위해 ‘공간’을 구현하는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영화에 버려지고 쓸쓸한 공간이 많이 나오는데, 그러한 공간에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그 공간을 아름답게 느끼게 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인공 조제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집에 공을 들였다. 김종관 감독은 “관객들이 조제의 집으로 여행을 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취향이 있는 사람은 덜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조제는 쓸쓸하고 닫힌 세계에 살지만 버려진 것 안에 보물을 찾아낼 수 있는 취향과 안목을 지니고 견디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그의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조제’과 원작과 또 다른 매력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 한지민과 남주혁 덕이다. JTBC ‘눈이 부시게’를 통해 이미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두 배우는 이번 작품으로 두 번째 연인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은다. 김종관 감독도 “원작의 부담감 때문에 독하게 찍었고, 외로운 작업이었지만 두 배우는 기댈 수 있는 가장 큰 존재였고,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만들어줬다”고 깊은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조제’로 돌아온 한지민.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조제’로 돌아온 한지민.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먼저 한지민은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조제로 분해 세밀한 감정 연기로 마음을 흔들 예정이다. 처음 경험하는 사랑의 감정에 설렘과 불안을 함께 느끼는 조제를 섬세하게 담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미쓰백’(2018)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그는 “떨리고 설렌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지민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조제의 세계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조제가 말하는 표현이나 몸짓, 눈빛이 낯설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섬세한 표현이 필요했던 캐릭터라 궁금했고, 김종관 감독이 그리는 조제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이 들었다. 감독님의 정서와 시나리오의 느낌이 만나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그 안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택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조제를 향한 각별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한지민은 “많이 어려웠다”면서도 “하지만 그 어려움이 주는 것보다 조제의 매력이 더 컸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는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을 담고 있다”며 “그런데 대사나 표정으로 명확하게 보여주기보다 공기나 호흡들, 작은 것 하나까지 담아내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했다.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흥미로웠고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한지민은 “원작 배우와 어떻게 다르게 연기할지 초점을 맞추기보다 시나리오 안에 조제가 분명한 색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만의 조제를 표현하기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 몸이 불편한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다리가 불편한 캐릭터인데, 내가 갖고 있는 편견도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런 편견을 없애고자 했고, 조제의 움직임을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집에 휠체어를 갖다 놓고 생활 속에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제와 영석의 사랑이 불편함을 갖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 온전히 감정으로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조제’에서 영석으로 분해 편안한 매력을 보여줄 남주혁.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조제’에서 영석으로 분해 편안한 매력을 보여줄 남주혁.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스타트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주혁은 ‘조제’에서 솔직한 감정으로 조제에게 다가가는 영석 역을 맡아 풋풋한 매력부터 짙은 감성까지 성숙한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남주혁은 김종관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작품을 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김종관 감독이 그리는 조제는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며 “나 역시 그 안에서 영석으로 조제를 만나면서 느껴지는 감정에 빨려 들어가고 싶은 느낌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남주혁은 옆집 청년 같은 영석의 편안한 매력을 표현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걸 다 빼고 영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종관 감독은 “카메라 밖에서도 남주혁은 영석 그 자체였다”며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빠져있는 느낌이었다”고 전해 영석으로 분한 남주혁의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날 남주혁은 제작기 영상을 보며 갑자기 눈물을 터트려 이목을 끌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남주혁을 보며 한지민 역시 눈물을 보여 행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주혁은 “영상을 보고 그때 감정이 그대로 올라왔다”며 “영석으로서, 조제로서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기 때문에 그 감정들이 생각나면서 확 올라왔던 것 같다”고 털어놔 그가 ‘조제’ 그리고 영석에 얼마나 몰입하고 촬영에 임했는지 짐작하게 했다.

이번 작품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 한지민은 성장한 남주혁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눈이 부시게’에서는 막내이기도 했고 긴장을 많이 해서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연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미 영석으로 현장 분위기에 녹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내가 남주혁에게 도움을 많이 받으며 촬영할 수 있었다”며 “물 만난 고기처럼 편안하게 연기를 하더라. 영석 캐릭터에 완전히 빨려 들어갔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남주혁도 한지민에 대해 “정말 조제 그 자체가 돼있었고, 눈만 보면 다 알 수 있었다”며 “조제로서 주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했고, 눈으로 조제의 모든 걸 이야기해주는 배우였기 때문에 연기를 못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 정도로 모든 게 빨리 흡수됐다. 또 배웠고 나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화답해 두 배우가 완성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종관 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추억’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였다”며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나아지게 하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지민은 “요즘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로 마음이 힘든 시기인데, 그럴 때일수록 가장 위로받고 따뜻해질 수 있는 힘은 사랑인 것 같다”며 “‘조제’는 추운 겨울날 오랜만에 찾아올 사랑 이야기다. 사랑 그리고 겨울에 생각나는 영화로 남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 10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