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막내구단인 KT 위즈는 올 시즌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뤘다. /뉴시스
한국 프로야구 막내구단인 KT 위즈는 올 시즌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뤘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KT 위즈에게 올해는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막내구단으로 합류한 2015년 이후 6시즌 만에 마침내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쾌거를 이뤘을 뿐 아니라, 정규리그를 무려 2위로 마쳤다. 

비록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선 관록의 두산 베어스를 만나 무릎을 꿇었지만, KT 위즈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성과를 남긴 2020년이었다.

KT 위즈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올해의 성과는 더욱 감개무량하다. KT 위즈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처음 세 시즌을 모두 꼴찌로 장식했다. 2018년에도 아슬아슬한 9위로 겨우겨우 꼴찌만 면했을 뿐이다.

KT 위즈가 비로소 도약에 성공하며 최하위권을 벗어난 것은 지난해다. 다만, 기쁨 못지않게 아쉬움도 컸다. 정확히 5할의 승률을 기록하며 6위에 그친 것이다. 내친김에 첫 가을야구를 기대했지만 5위 NC 다이노스에 단 2게임 차이로 밀렸다.

이처럼 KT 위즈의 2020년 야구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고 끝났다. 이제는 그 다음으로 향해야 한다.

사실, 엄밀히 말해 KT 위즈의 현재 전력은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것은 객관적 전력 이상의 성과였다. 결코 안주하거나 방심해서는 안 될 이유다.

KT 위즈가 진정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다음 시즌이 무척 중요하다. KT 위즈에 앞서 프로야구에 합류해 강팀 반열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이를 입증한다.

2008년 합류한 키움 히어로즈는 2011년까지만 해도 KT 위즈의 초창기처럼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완전히 새롭게 창단한 KT 위즈와 달리 현대 유니콘스를 사실상의 전신으로 두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그런데 2013년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니 이듬해에는 정규리그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 동안 7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NC 다이노스도 첫해인 2013년엔 신생구단치고 선전을 펼쳤으나 7위에 그쳤다. 그리고 이듬해 곧장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니,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2016년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2018년엔 꼴찌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 다시 가을야구에 복귀했고, 올해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다.

이처럼 두 팀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면, 첫 성과를 이뤄내는 것 못지않게 얼마나 잘 이어가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의 사례에 비해 전력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KT 위즈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이에 앞서 올해 성과에 도취되지 않고 정확하게 팀의 현재 상황을 진단해야 한다. 중위권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조금 더 내실을 다질지, 적극적인 외부영입 등으로 상위권 지키기 및 강팀 입지 굳히기에 나설지 선택해야 한다.

KT 위즈의 2021년은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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