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대구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 전 임원이 흉기로 직원을 찔러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심란한 상황에 놓였다. 최근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전직 임원이 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는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새마을금고 내 취약한 보안시스템 문제가 다시 부상하면서 단위금고 관리 주체인 새마을금고중앙회도 고심에 빠지게 됐다.  

◇ 전직 임원, 흉기 휘둘러 직원 2명 숨져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쯤 대구 동구 소재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침입한 60대 남성 A씨는 직원 B씨(48)와 C씨(39·여)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해당 지점에서 근무한 바 있는 전직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흉기에 찔린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C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이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현장에 있던 다른 직원 2명은 부상을 입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음독을 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으며, 경찰에 붙잡힌 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 내에서 충격적인 흉기 난동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새마을금고의 취약한 보안시스템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역 소규모 새마을금고에서는 강도 사건 등 크고 작은 범죄 사건이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져왔다. 2018년에는 무려 6건의 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2018년 10월엔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에 한 남성이 침입해 남자 직원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금고 안에 돈을 탈취해가는 사건을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대부분 청원경찰이 없는 소규모 지점들이 이런 범죄의 타깃이 됐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금고에서도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할 수 있는 청원경찰 등 경비인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 새마을금고중앙회 “보안대책 강화, 고심 중” 

새마을금고 등 지역 단위금고의 경비인력 배치는 권고사항일 뿐이다. 각각의 금고들은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소규모 지점도 많아 중앙회 차원에서 경비인력 배치를 강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강력범죄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보다 강력한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엔 직원의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스템 강화가 더욱 강하게 요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리 주체인 새마을중앙회도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새마을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각 단위 금고들은 청원경찰을 배치하기 어려운 경우,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이번에 사건에 발생한 금고도 청원경찰 대신 무인경비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시스템이 상황에 맞게 작동하지 못했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앙회 차원에서 보안 대책을 놓고 심도 있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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