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수가 많았던만큼 내년 통신업계 전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Getty image · 픽사베이,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어느덧 2020년의 막바지인 12월이 다가왔다. 올해만큼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어울리는 한 해가 있었을까.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거의 대부분의 산업계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통신업계의 경우엔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기지국 구축 지연,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 구매 감소 등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3분기 이후에는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와 IPTV 서비스 이용자 등이 증가하면서 성장한 비대면 사업분야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올 한 해 롤러코스터를 타듯 온탕과 냉탕을 오고갔던 국내 통신업계는 내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업계와 IT분야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5세대 이동통신 5G, 비모바일 분야 선장, 신산업 확장 등을 기반으로 올해처럼 통신 업계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내년에도 5G시장 순항 예상… “마케팅 비용 줄고 중저가 요금제 출시될 것”

전문가들은 통신서비스 이용고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5G’ 분야가 내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책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5G가입자 수는 1,9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5G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주된 이유에 대해 ‘5G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 증가’를 대표적 이유로 꼽는다. 5G스마트폰의 비중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LTE스마트폰 비중도 줄어들고, 스마트폰 신모델을 사용하기 위해 5G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통신시장은 공급자 우위시장인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스마트폰을 다수 출시할 이유가 없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5G스마트폰의 출시 비중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5G상용화 당시엔 LTE스마트폰이 시장 주류를 이뤘으나, 올해 4분기에는 5G스마트폰만 출시되고 있다”며 “자급제 등 5G스마트폰의 LTE가입도 가능하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이 5G로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은 조성이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5G의 가입자 증가는 순항할 것으로 전망한다. 품질 개선 및 5G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주된 요인이다./ Getty images

내년 5G품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도 소비자들의 5G가입 선호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5G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품질 문제다. 지난 10월 국화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G서비스를 사용하다 불편함을 느껴 다시 LTE로 전환한 고객은 56만2,00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고객의 6.5%에 해당한 수치다.

하지만 5G가입자 증가세와 함께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 비용 감면 조건으로 5G기지국 구축을 내건 만큼 5G기지국 구축 확보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여 서비스 품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5G가 대중들에게 충분히 알려진 만큼 마케팅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G서비스 상용화를 처음 시작한 2019년처럼 마케팅에 대한 과다출혈경쟁이 완화됨이 따라 매출 및 영업이익 등 통신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내년 통신사들은 5G마케팅 경쟁 완화로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 16% 이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G도입 초기에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경쟁이 활발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5G로 신규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있어 적극적인 유치활동 없이도 가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를 강조하는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엔 통신3사 모두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지난 10월 4만원~6만원대의 중저가 5G요금제를 출시한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이에 대한 압박을 받아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친화적인 방향으로 5G요금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5G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라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IPTV를 기반으로한 비무선 통신 시장 성장도 기대된다. 유안타 증권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비무선 통신 산업 분야의 매출 비중은 전체 통신사 매출 비중의 40.3%를 차지했으며, 내년엔 40.8%로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태국 현지 가정에서 가족들이 KT 올레TV 플랫폼이 적용된 3BBTV GIGATV를 시청하는 모습./ KT

◇ 비무선 통신사업도↑… IPTV 부문 성장 기대감 높다

내년엔 5G 이외에도 비무선 통신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안타 증권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비무선 통신 산업 분야의 매출 비중은 전체 통신사 매출 비중의 40.3%를 차지했으며, 내년엔 40.8%로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무선 통신 산업 분야에서는 올해 VOD 매출 감소로 성장률이 떨어졌던 IPTV 부문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듯하다. 각 통신사들은 채널 다변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합 요금제 등을 통해 요금 차등화 정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통신 3사는 내년 IPTV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를 2만원~2만5,000원(홈쇼핑, 광고 포함)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월정액 과금 기여도는 약 40%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OTT통합 요금제의 확산 시 중장기적으로 IPTV의 ARPU는 현 수준 대비 2배 이상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딜라이브, CMB의 인수합병만 정리되면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구조 개편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역시 “IPTV 사업분야는 전국망의 우수한 화질, 풍부한 VOD 등 강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최근에는 케이블TV 등 M&A를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기존 B2C(기업 대 고객 거래) 사업 중심의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초고속 5G통신망 28GHz가 적용된 B2B(기업 대 기업 거래)기술 기반의 신사업 확장도 기대가 되는 부문이다. 초고주파 5G의 경우 전파 특성상 일상 상황에서 주파수 손실이 자주 일어나는 만큼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B2B 서비스에 적합하며 통신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내년 가장 기대되는 통신사로 SK텔레콤을 꼽는다. SK텔레콤은 현재 원스토어 IPO,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상태다./ 뉴시스

◇ 증권가 “내년 가장 기대되는 통신사는 SK텔레콤”

그렇다면 내년 가장 기대되는 통신사는 어디일까. 금융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SK텔레콤’의 성장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고 말한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G가 상용화된 지난해 4월 35.1%의 점유율로 5G가입자 유치에는 부진했으나 올해 9월 누적기준으로 46.1%까지 상승했다”며 “2020년 이후로는 누적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됐으며 완화적인 마케팅 환경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에게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원스토어 IPO(기업공개)도 내년 SK텔레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출범한 국내 토종 애플리케이션(App) 플랫폼으로 각종 게임, OTT서비스 앱을 제공한다. 지난 9월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친 원스토어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3억원, 매출 1,23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진행될 원스토어 IPO를 통해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증명하게 된다면, SK텔레콤의 다른 ICT플랫폼에 대해서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사업을 분할해 올해 12월 출범 예정인 티맵 모빌리티 설립도 SK텔레콤의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로 꼽혔다. 티맵모빌리티는 미국의 모빌리티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로부터 1,725억원의 투자를 받아 택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예정이다. JV는 SK텔레콤의 T맵 택시드라이버와 지도 분석 기술 등과 우버의 플랫폼 기술을 합친 택시 호출 사업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자회사 상장 잠재력을 보유했다”며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함께 택시 JV를 설립해 택시 호출사업에도 진출하는데, 네비게이션 1위인 SK텔레콤의 T맵과 우버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일정 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택시호출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T맵 기반 주차, 광고, 보혐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으로 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티맵모빌리티의 2025년 기업가치는 4조5,000억원을 목표로 할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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