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초선의원들 모임 강연에 나서 서울시장 불출마 입장을 확고히 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보궐선거에 서울시장 불출마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안 대표는 야권 혁신과 정권 교체를 위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를 위해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한다면 전력을 다해서 도울 생각”이라며 “저는 출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도 그렇고 대선도 그렇고 정권 교체를 통해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서,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이 내년 4월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안 대표의 거취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안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장을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왔지만, 최근 야권 재편에 목소리를 높이자 어느 정도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이같은 기류를 아예 차단했다. 

대권 도전의 목표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안 대표는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묻는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공정한 사회, 국민통합, 유능한 정부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본인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최선을 다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도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야권의 문제가 깊은 상황에서는 정권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안 대표는 그간 ‘혁신 플랫폼’, ‘끝장토론’, ‘신(新)적폐청산 운동’ 등을 꺼내며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목청을 높여왔다. 아울러 전날(1일)에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청와대 1인 시위 현장을 방문하며 접점을 늘리기도 했다.

안 대표는 “30~40대 중심으로 제1야당에 대한 호감이 없다”라며 “지난번 대통령 탄핵 이후 유능한 이미지를 잃어버린 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재보궐 선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언택트 선거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며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서울시는 민주당 조직이 장악하고 있고 제1야당, 야권 조직은 거의 붕괴된 상황이라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쓸 수 있는 (백신‧외교 등) 여러 수단이 많다 보니 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정부‧여당에 실망한 사람이 많으니까 이대로 가면 야권이 이길 것이라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은 결국 야권 연대라는 것이 안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야권 전체가 모여서 특정한 이슈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새로운 비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알려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며 “혁신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름이 무슨 소용인가.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당을 위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야권 전체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 그걸 생각한다”며 “특정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장(場)만 마련된다면 문지기라도, 청소라도 하겠다고 말한 것은 제 진심을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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