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약 4년만에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 수출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신중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컴투스
중국 정부가 약 4년만에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 수출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신중하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컴투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중국이 약 4년 만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하면서 한한령 제재 해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여러 상황들을 고려할 때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총 42개 중 1개… ‘서머너즈워’에 판호 발급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해외 게임들 중 총 42개의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이 공개한 목록의 여섯 번째 항목에 컴투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워(魔灵召唤)’가 올랐다.  

외자판호 목록에 이름을 올린 서머너즈워는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던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다. 서머너즈워의 현지 서비스는 북경우개락통신기술유한공사가 맡는다.

서머너즈워는 이미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컴투스가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e스포츠 리그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에는 중국 선수들이 참가해 수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컴투스 관계자는 “판호가 발급된 만큼 현지 상황에 맞춘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년 가까이 판호를 내주지 않았던 중국 외자 판호 발급 소식에 한국 게임 시장은 크게 들썩였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국 게임 시장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섞인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왔다.

한국의 외자판호 발급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여전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통으로 불리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지난 19일 지스타2020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초 다들 순차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움직임들도 있었다”며 “지금은 어떻게 된다고 말하기 쉽지 않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로 한 것에는 변화없다”고 말했다.

◇ “양국관계 회복 신호”… 일각선 ‘신중론’도

지난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한 것과 연관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업계선 나온다. 

지난달 왕이 외교부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특별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님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서신을 주고받으며 깊이 소통하고 중요한 합의들을 이뤘다”며 “국빈방문 초청에 감사하고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만나 문화 산업간 교류를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특히 게임 판호 발급에 대한 이야기를 강 장관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은 그동안 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왔고 이번 방한을 계기로 관계가 보다 강화됐음을 판호 발급을 통해 보여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지의 반응이 잠잠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그동안 판호가 발급된 해외 게임들을 알리고 분석하는 기사들을 내보내왔다. 텐센트, 넷이즈 등 자국의 대형 IT‧게임사가 퍼블리셔인 경우에는 기사들이 다수 쏟아졌다. 반면 지난 2일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소식이 알려진 후 현지 매체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 텅쉰왕 등 중국 일부 매체들이 판호 발급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단편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자체가 워낙 잘 알려진 게임인 영향도 있지만 현지에서도 이번 판호 발급으로 완전히 수출길이 열렸다고 보지 않는 듯하다”며 “양국간 관계 회복 속도, 시점 등에 따라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시점도 앞당겨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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