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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수처법 개정 수순… 국민의힘 ‘결사 항전’
與, 공수처법 개정 수순… 국민의힘 ‘결사 항전’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12.0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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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마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2.04.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마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사실상 ‘야당 비토권’을 걷어내려는 수순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장을 여야 합의 없이 선출해선 안 된다며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에 나섰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끝장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국민의힘 “헌정사 오점”… 초선들은 피켓시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4일 법사위 법안소위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 절차 작업에 착수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7명(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여당 추천 2명·야당 추천 2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하는 의결 정족수를 5분의 3 등으로 완화하는 안이 유력하다.

현행 공수처법은 6표 이상 받은 공수처장 후보 2명 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는 구조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후보 선출이 불가하기 때문에 여당은 야당 2명이 모두 반대해도 후보를 선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각 당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추천위 구성 관련 부분과 공수처 대상 범죄 중 직무 관련 범죄가 포함되는 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논의했다”며 “모두 결론을 못 내고 논의만 하다 보류시키고 정회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추천위 의결 정족수 문제, 즉 ‘야당 비토권’에 대해 여당이 선제적으로 약속한 조항임을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가 괴물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 차원에서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민주당이 넣은 조항”이라고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논의를 계속 했는데 도돌이표식의 논의”라며 “잠시 뒤로 미루고 또 다른 안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법안소위가 열린 법사위 회의장을 찾아 ‘친문돌격대 반대’ ‘악법 공수처법’ 등이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부장검사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여당이) 공수처법을 통과시킬 때는 야당 비토권이 있어 대통령 친위대가 절대 될 수 없다고 했다”며 “조항을 없애는 것은 공수처를 대통령 친위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의원은 “대통령 친인척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미룬 지는 3년이 넘었다”며 “자신의 비리 수사는 반대하면서 정적 비위에는 어떤 식으로든 법을 짓밟고 공수처를 동원해서라도 탄압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9일 본회의 표결에 나설 계획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정부 출범 이후 중단 없이 추진한 권력기관 개혁이 완성체를 갖추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9일까지 완료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일방적인 공수처법 개정은 개혁 아닌 개악”이라며 “설치 근거 자체가 위헌적인 반헌법적 수사기구를 법을 개정해가면서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에 공감할 국민들은 이제 아무도 없다”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여당이 또 다시 독단적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또 하나의 헌정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무산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재가동하고 대화에 나서길 강력 촉구한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 참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공수처 국면, 여야 모두 부담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교섭단체 대표 회동에서도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수처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회동 모두발언을 통해 “공수처법은 민주당이 이 정부에서 발의해 지난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을 거쳐 만들었다”며 “여당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또 공수처법을 고친다고 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좋은 충고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변화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길게 보면 24년 동안 우리의 숙제였다”며 “추천위 운영 경험을 보면 굉장히 취약한 곳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공수처법 개정 강행 입장을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은 약 30분 만에 종료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공수처는 (여야) 원내대표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 정치력을 발휘해 합의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와 김 위장의 별도 발언은 없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수처 출범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내보인 만큼 공수처법 개정 및 본회의 처리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초유의 극한대립으로 정부여당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야당의 반발을 딛고 공수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11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 대비 5.2%p 내린 28.9%로 집계됐다. 이에 31.2%(전주 대비 3.3%p↑)를 확보한 국민의힘에 지지율 1위를 내주게 됐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공수처 진전으로 인한 여권 결집 효과보다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론 악화가 심화될 경우 내년 4월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담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지지율 역전에는 성공했지만 자력 성과라기보다 윤 총장이 정부여당에 맞서는 과정에서 일궈진 반사효과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공수처 국면에서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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