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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바람피면 죽는다’ 조여정이 곧 장르다
2020. 12. 08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로 돌아온 조여정 / KBS 제공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로 돌아온 조여정 / KBS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조여정이 진리다.

앞서 열린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제작발표회에서 고준이 외친 이 한 마디는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감상평이 됐다.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오싹한 스릴러와 코믹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칸의 여왕 조여정’이 또 해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바람피면 죽는다’(연출 김형석, 극본 이성민)는 오로지 사람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소설가 아내와 ‘바람피면 죽는다’는 각서를 쓴 이혼전문 변호사 남편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KBS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 ‘황금빛 내 인생’ 김형석 감독과 ‘추리의 여왕’ 시리즈를 집필한 이성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강여주로 완벽하게 분한 조여정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강여주로 완벽하게 분한 조여정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무엇보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지난 1월 종영한 KBS2TV ‘99억의 여자’ 이후 조여정이 선보이는 첫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번 작품에서 조여정은 여주인공 강여주 역을 맡았다.

“기존의 불륜물과 다를 것”이라던 김형석 감독의 말처럼, ‘바람피면 죽는다’는 첫 회부터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하모니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강여주로 분한 조여정은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작품이 내건 장르를 한 캐릭터 속에 모두 녹여내 이목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에서부터 조여정은 살벌한 대사를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소화해 오싹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고시원을 찾은 그는 “사람이 죽었던 방 없어?”라며 “이 방주인은 왜 죽었어? 목격자는 있어?”라고 태연하게 말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또 북 콘서트 행사에서 진행자가 남편 한우성(고준 분)을 향해 영상편지를 부탁하자 “여보,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지 않으면 잘해. 사랑해”라고 능글맞게 말해 소름 끼치면서도 피식 웃음이 흘러나오게 만들었다. 

스릴러와 코믹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조여정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스릴러와 코믹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조여정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2회에서도 조여정의 존재감은 빛났다. 조여정은 프러포즈 당시를 회상하는 남편을 향해 “사실 그날 너 죽이려고 복어독 샀었다?”라고 말한 뒤 “사랑해 여보. 죽일 만큼”이라고 덧붙여 ‘밀당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조여정의 살벌함과 고준의 허당기가 만나 묘한 코믹함을 자아내 작품의 중독성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무렇지 않게 가짜 칼로 고준의 배를 찔러 깜짝 놀라게 하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추리 소설을 위해 노력하는 조여정의 모습은 스릴 있으면서도 웃음을 짓게 만들며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래서일까. ‘바람피면 죽는다’는 1‧2회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하나의 캐릭터로 미스터리, 스릴러, 코믹 모두를 표현해낸다. 조여정이 곧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바람피면 죽는다’가 ‘99억의 여자’ 뒤를 이어 2020년 KBS2TV 수목극 두 번째 히트작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