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한화 이글스는 2021년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뉴시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한화 이글스는 2021년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환골탈태. 2021년을 맞는 한화 이글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말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대표이사부터 모그룹 인사가 내려왔던 과거와 달리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젊은 박찬혁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한화 이글스 마케팅팀 팀장을 맡은 경험까지 있어 구단 사정에도 밝은 인물이다. 박찬혁 대표는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프런트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진의 변화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과감하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물론 주요 1군 코치진을 외국인으로 채웠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가 함께한다. 

이에 앞서 선수단 물갈이도 이뤄진 바 있다.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던 김태균은 은퇴했고, 익숙한 이름의 상당수 베테랑 선수들이 방출됐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던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선수층이 대폭 젊어진 모습이다.

이처럼 한화 이글스는 프런트, 코치진, 선수단 등 모든 부문에 있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다른 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강도 높은 변화와 쇄신은 처절한 실패에 따른 것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순위가 꼴찌였을 뿐 아니라 모든 지표에서 역대 최악이었다. 2할대 승률과 시즌 100패를 가까스로 피한 것이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부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 이글스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3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딱 한 번 성공했다. 반면 무려 6번이나 꼴찌를 기록했고, 대부분 중위권도 아닌 하위권에 머물렀다.

여러모로 과감하고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한 한화 이글스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성적이 아닌 변화를 향한 진정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시행착오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외국인 감독과 코치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리란 보장도 없다. 젊은 선수들이 모두 원하는 그림으로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과 다른 방향성과 시스템을 완성하는 일이다. 답은 멀리에 있지 않다. 같은 리그 내에서도 뚜렷한 방향성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13년의 암흑기라는 확실한 노답노트도 있다.

2021년, 한화 이글스가 내딛을 새로운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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