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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상처 가득한 세상, ‘아이’가 전할 위로
2021. 01. 21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가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 배우 김향기‧김현탁 감독‧류현경./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가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 배우 김향기‧김현탁 감독‧류현경./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결핍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보듬어주고, 손을 내밀어 주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치유되고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김현탁 감독)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 제작보고회가 21일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가운데, 연출자 김현탁 감독과 배우 김향기‧류현경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는 일찍 어른이 돼버린 아이 아영(김향기 분)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작품이다. 단편 ‘동구 밖’(2017)으로 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김현탁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 ‘아이’를 연출한 김현탁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아이’를 연출한 김현탁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어른이 돼버린 두 명이 아이를 통해 성장해가는, 아이 같은 어른들의 이야기다. 홀로서기가 불가능했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 상처가 가득한 세상에서 비로소 어른이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 뭉클한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김현탁 감독은 “결핍이 있는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 보듬어주고 손을 내밀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좋은 세상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이 둘의 선택을 응원할 수 있었으면 했다. 또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치유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주인공 아영은 보육원에서 나와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된 보호종료아동이다.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김현탁 감독은 “평소 가족이나 가족의 형태,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장 신경을 쓴 건, 이 친구들(보호종료아동)이 영화적으로 소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이들에게 가족은 어떤 것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한쪽으로 치중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김향기. /롯데엔터테인먼트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김향기. /롯데엔터테인먼트

보호종료아동으로 아동학과 졸업을 앞둔 대학생 아영 역은 김향기가 맡아 성숙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김향기는 자신과 닮은 점이 많은 아영에게 끌려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 자라온 환경이 다른데, 한 주체로서 사람으로만 바라봤을 때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영은 본인이 노력을 해도 채울 수 없는 공백이 있고, 늘 자기방어를 해온 친구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선택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강박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또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에 어색함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을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김향기는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따뜻한 감동과 여운을 전했던 ‘우아한 거짓말’(2014), 살인 용의자로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녀를 만난 이야기를 그린 ‘증인’(2019)을 이어 이번 ‘아이’까지 ‘힐링’ 무비 3부작을 완성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작품을 할 땐 그 순간순간에만 집중을 해서 연결 지점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치유 3부작’이라는 표현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우아한 거짓말’ 천지, ‘증인’ 지우 그리고 ‘아이’ 아영에 대해서는 “내면 속 성장을 해내가는 친구들”이라며 “그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었고, 그 안에서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담아낸 캐릭터라는 지점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현탁 감독은 김향기의 캐릭터 그리고 작품에 관한 철저한 해석과 준비에 감탄을 보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쓴 나보다 아영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며 “내 설명이 뭐가 필요할까 생각도 들 정도였다. 어떤 장면에서는 아영의 연기가 계속 보고 싶어서 컷을 안 하기도 했다. 정말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매 작품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류현경. /롯데엔터테인먼트
매 작품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류현경. /롯데엔터테인먼트

또 한 명의 아이 같은 어른 영채는 류현경이 연기한다. 베이비시터 아영을 만나 고단한 삶 속에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영채를 통해 가슴 깊은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류현경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영채가 사회에 대한 혐오, 자신에 대한 혐오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안쓰러웠고, 아영을 만나고 아이와 교감하면서 성숙해지고 성장하는데, 나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보지 않은 길에 첫 발을 내디디려는 막막함과 세상의 편견 속에서 혼자 꿋꿋이 오늘을 살아내려는 영채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현탁 감독과의 사전 준비과정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고.

그는 “촬영 전 리허설과 리딩을 할 기회가 많았다”며 “그래서 막막함이 해소 됐다. 촬영장에 있을 때도 김현탁 감독이 배우들의 연기를 집중해서 봐줬다. 디테일과 감정의 캐치를 굉장히 잘 해줬기 때문에, 내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됐다. 감독님만 믿고 갔던 촬영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김현탁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증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최근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대세 배우로 등극한 염혜란도 함께 한다. 영채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미자 역으로 분해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아이’에서 염혜란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류현경은 선배 염혜란을 향한 남다른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는 “(염혜란은) 경이로웠다”면서 “항상 공책과 연필을 갖고 다니면서 캐릭터의 감정선이나 대사를 기록하며 연기 연습에 임하는 걸 보고 이렇게 존경할만한 선배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뭉클했던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도 (염혜란처럼)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음을 담아서 꿋꿋이 연기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진심을 전해 훈훈함을 안겼다.

첫 장편 연출작에서 김향기‧류현경‧염혜란 등 탄탄한 캐스팅 조합을 완성시킨 김현탁 감독은 “솔직히 믿겨지지 않았다”며 “처음 소식을 듣고 ‘왜?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배우들과) 만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훨씬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인물의 내면이 갖추지 못한 것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배우들을 통해 채워졌다. 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게 준비하기만 하면 됐다”고 전해 세 배우의 시너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는 2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