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스핀오프’ 예능 열풍이 거세다. /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빽사이코러스’, 웹예능 ‘와썹맨X’ 티저 영상 캡처
2021년에도 ‘스핀오프’ 예능 열풍이 거세다. / tvN ‘난리났네 난리났어’, ‘빽사이코러스’, 웹예능 ‘와썹맨X’ 티저 영상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지금 방송가는 그야말로 ‘스핀오프’ 열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새로운 스핀오프 예능프로그램들이 편성표에 오르고 있는 상황. TV 예능뿐 아니라 인기 웹예능까지 ‘스핀오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스핀오프’ 열풍에 불을 붙인 프로그램은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다. MBC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박나래·한혜진·화사의 화끈한 입담을 담아내며 지난해 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버전을 나눠 TV와 유튜브에 공개하는 신선한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영상들은 매회 100만 조회 수를 거뜬히 넘기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MBC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해 화제를 모은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MBC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에 앞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핀오프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오늘부터 운동뚱’)을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오늘부터 운동뚱’은 대식가 이미지가 강한 김민경이 필라테스·종합격투기·골프·야구 등 각종 운동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아낸 웹예능이다. 해당 예능을 통해 김민경은 기대 이상의 운동신경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프로그램의 기세를 몰아 올해는 한층 다양한 스핀오프 예능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먼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난리났네 난리났어’가 오는 28일 첫 방송된다. 프로그램 제목인 ‘난리났네 난리났어’는 ‘유 퀴즈 온 더 블록’ 76회에 출연했던 김철민 씨의 성대모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유퀴저’로 나섰던 출연자들을 그들의 일터에서 다시 만나 새롭고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볼 전망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이어 유재석과 조세호가 MC로 나선다.

연출을 맡은 박근형 PD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해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현 시국으로 인해 기존의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대신 섭외 포맷으로 바뀌면서 매주 다양한 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다”며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매진한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직접 그분들의 현장에서 추억과 경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듣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빽사이코러스’ / tvN ‘빽사이코러스’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7일 첫 방송된 ‘빽사이코러스’ / tvN ‘빽사이코러스’ 유튜브 영상 캡처

tvN ‘코미디빅리그’는 ‘사이코러스’ 코너를 스핀오프 예능 ‘빽사이코러스’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빽사이코러스’는 황제성과 양세찬의 ‘티키타카’ 코러스 버스킹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는 황제성과 양세찬이 ‘사이코러스’에서 입는 옷을 그대로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끄는 한편, 게스트로 출연한 황광희와 거침없는 토크를 나눠 큰 웃음을 안겼다. ‘빽사이코러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유튜브 ‘코미디빅리그’ 채널을 통해 풀버전을 만나볼 수 있다.

‘스핀오프’ 예능 열풍은 단순 TV 예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인기 웹예능들이 ‘스핀오프’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는 것. 37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웹예능 ‘워크맨’은 지난해 11월부터 스핀오프 콘텐츠 ‘기업탐방 시리즈’를 공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기업탐방’ 시리즈는 장성규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방문해 ‘워크맨’에서 보여준 것처럼 필터링 없는 입담으로 기업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는 콘셉트의 콘텐츠다. 각종 기업을 방문한 장성규의 신랄한 리뷰에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231만 명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웹예능 ‘와썹맨’은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 ‘와썹맨X’를 오는 27일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더 이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는 게 쉽지 않은 현실 속 새로운 곳을 찾아 탐험에 떠나는 박준형의 리얼리티 예능이다.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와썹맨X’/ 웹예능 ‘와썹맨X’ 티저 영상 캡처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와썹맨X’/ 웹예능 ‘와썹맨X’ 티저 영상 캡처

‘와썹맨X’에서 박준형은 한국의 오지에서 각종 익스트림 레저에 도전해 역대급 스릴을 보여줄 전망이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한국의 보석 같은 대자연과 더불어 디지털 콘텐츠에서 보기 힘들었던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이 담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스핀오프’ 예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예능의 상황을 보면, 지상파나 종편에서 론칭해 주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드라마는 넷플릭스와 같은 방법을 찾았으나, 예능은 방송국을 대체할 만한 매력적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스핀오프를 이용한 온라인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스핀오프의 성공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고갈돼 버린 제작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스핀오프는 이미 상업적으로 성공이 보장된 콘텐츠들을 재가공해서 내놓는 것인데, 잘 된 콘텐츠를 계속해서 쥐어짜 시청자들의 피곤함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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