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송영길(왼쪽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송영길(왼쪽부터),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가 2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포스트 이낙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민주당 대표에게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잘 관리해 승리를 거둬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부여돼 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낙연 대표의 임기는 원칙상 2년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권·당권 분리규정에 따라 오는 3월9일 전에 당 대표 자리에서 사퇴해야만 한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면 4월 재보궐 선거는 김태년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에서 치러지고,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임시 전당대회는 재보선 이후인 오는 5월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낙연 대표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으면서 당권주자들도 물밑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재 당권 도전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인물은 비문 성향의 송영길(5선·인천 계양구을)·우원식(4선·서울 노원구을) 의원과 친문 홍영표(4선·인천 부평구을) 의원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의 대세론이 조기에 굳어지자 출마 뜻을 접은 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자영업자 손실보상, 가덕도 신공항, 공수처 출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인천시장 등을 지낸 이력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19일 강원도를 방문해 강원 지역 당심을 공략했다. 송 의원은 이날 화천 평화의댐을 방문하고 7사단, 21사단을 찾아 군 장병을 격려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영남권 당심을 공략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립 문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송 의원은 최근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목표로 내걸고 결성된 당내 친목 모임 ‘부산갈매기’에 합류하기도 했다. 

◇ ‘송영길‧우원식‧홍영표’ 물밑 움직임

우원식 의원은 당내 최대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와 더좋은미래 소속이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문재인 정부가 안착하는데 일조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 의원은 최근 부산과 경남을 방문해 지역 당원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자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인 우 의원은 지난 21일에는 민주연구원과 민주당 부산시당이 주최한 정책엑스포에 참가해 ‘부산 신항만과 신공항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우 의원은 지난 22일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나 국가균형발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은 ‘친문계’ 핵심 인사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자나깨나 문 대통령을 지킨다는 뜻) 출신이다. 지난해 11월 친문계 의원 50여명이 참여해 출범한 ‘민주주의 4.0 연구원’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19일 유튜브 채널 ‘영표 형아’를 개설하고 소통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홍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시도는 어렵지만 설레기도 한다”며 “그동안 미처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차기 당 대표가 여권의 명운이 걸린 내년 대선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친문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당권 주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낙연 대세론’이 형성됐던 지난 8월 전당대회와 달리 아직까지는 특정 주자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의원은 2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다음 당 대표는 대선 경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당 대표 선거는 지난번 8월 전당대회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그때는 이낙연 대표 대세론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세론이 없는 상황이다.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박빙으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 이외에도 설훈(5선·경기 부천시을)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청래(3선·서울 마포구을) 의원 등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박주민(재선·서울 은평구갑) 의원의 당권 재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이낙연 대표, 김부겸 전 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최근 YTN에 출연해 박주민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에 대해 “또다시 당권이라든가 또는 박용진 의원처럼 대권에 대한 그림이라든가 그런 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예측이 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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