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본격 단일화 협상에 착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추진 의지와 공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의견이나 다른 당 상황, 다른 당 후보들의 입장 등을 잘 감안해 성사 여부를 잘 판단하고 내실 있게 추진하자는 정도의 공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여권 내 후보 단일화는 말만 무성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간 의견표명 정도로만 그치는 수준이었다. 여권 내에선 우상호 의원이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우 의원은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데 이어 정봉주 전 의원과 ‘통합 전제로 단일화 합의’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이 열린민주당 후보로 결정되고 나서 단일화 군불이 더 활발해졌다. 김 의원이 후보 단일화 일정과 방식을 민주당이 제안해달라는 데 대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후보들 사이에선 잰걸음이 계속됐지만, 당 차원의 움직임은 더뎠다.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됐다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경선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당내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범야권이 단일화를 통해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 흥행‧지지율 고심… 단일화로 돌파

하지만 결국 당이 단일화에 직접 나서게 된 데에는 야권 단일화 상황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야권은 이미 ‘투트랙 경선’을 진행하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데 반해 민주당은 그간 토론회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와 간극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위기감을 높인 요인이다. 당장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박광온 사무총장은 “(이번 보궐선거에) 민주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승리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내달 1일 출마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맞물려 단일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의원의 경우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내달 8일까지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만큼, 그 전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후보가 결정되면 바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선거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선대위는 다음 달 1일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되면 바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1년 ‘박영선-박원순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TV 토론 후 배심원 판정(30%), 여론조사(30%), 국민참여경선(40%)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시간상으로 충분치 않다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열린민주당이 단일화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협상 과정에서 쉽게 결론이 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단일화 후보군으로 오르 내리고 있다. 이미 민주당과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조 의원이 그간 ‘진영 논리’를 거부하며 ‘독자 완주’를 예고한 상황에서 범여권 단일화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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