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C,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 현 규모 유지 전망
제주항공, 기단 감축 시사… LCC업계 “코로나 사태 유동적 대처”

/ 제갈민 기자
국내 대부분 항공사들이 2019년 대비 보유 항공기 대수가 줄어들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획에 없던 다이어트에 나섰다. 그간 항공업은 보유 항공기 대수가 곧 경쟁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기를 이용하는 여객이 급감했고, 항공기들은 비행을 멈추고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하나둘씩 항공기를 감축하고 나선 모습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항공사가 보유 중인 항공기 대수는 △대한항공 159대 △아시아나항공 82대 △제주항공 44대 △진에어 24대 △티웨이항공 27대 △에어부산 24대 △에어서울 6대 △플라이강원 1대 등이다.

대부분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수가 2019년 대비 적게나마 줄어들었다. 보유 항공기가 가장 많은 대한항공은 2019년 169대였으나, 현재는 159대로 10대가 줄어들었다. 항공기 감축 사유는 △노후항공기 해체 △항공기 매각 △임대·임차 만료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84대에서 지난해 4대를 신규 도입하고, 6대를 임차계약해지 및 임차만료·반납, 항공기 해체 등의 이유로 말소해 현재 82대를 운용 중이다.

2개 대형항공사(FSC)는 아직 올해 항공기 감축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가 없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는 2~4분기 기간 동안 흑자를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임차(운용리스) 항공기 대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기를 임차하는 기간 동안 지불해야 하는 리스료는 부채로 잡힌다. 항공기 운용리스를 부채로 잡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6)이 2019년부터 적용되면서 미래에 부담해야 하는 리스료를 부채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리스 항공기가 많을수록 부채가 높게 책정될 수 있다.

FSC 중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임차 항공기 비중이 크다. 항공안전관리시스템(ATIS)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82대 항공기 중 회사가 구매한 항공기는 8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임차 또는 임구(금융리스)다. 임구 항공기는 리스 기간이 종료되면 소유권이 회사로 넘어오는데, 임차 항공기는 리스 기간이 만료되면 항공기를 반납하는 형태의 대여 방식이다.

또 임차 항공기의 리스료는 매달 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 중 올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기재는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와 관련해 확정 난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항공기 감축과 관련해서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악이 다소 힘든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동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CC 국내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1대의 항공기에 대해 임차계약을 해지해 리스료 부담을 줄이는 등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44대의 항공기를 운용 중인데,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에 따라 올해 추가로 항공기를 일부 반납할 계획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최근 사내보를 통해 보유 항공기 대수 감축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진에어는 한때 국토교통부 제재로 인해 항공기 도입 등을 못하는 상황에 2019년 26대로 사업을 이어오다 지난해 항공기를 28대까지 늘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 올해도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들어 총 4대의 항공기의 임차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진에어 측은 현재 항공기 추가 감축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 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올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사업 방향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항공사는 현재 기단 축소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27대의 항공기를 운용 중이다. 항공기 보유 대수와 지난해 여객수송 실적은 진에어를 추월해 국내 LCC 2위 자리에 올라선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티웨이항공은 제주항공과 반대로 올해 연말쯤부터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해 중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초 운수권 배분이 결정된 후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300석 이상의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해왔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 도입은 배분 받은 운수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올 연말쯤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4대의 항공기를 반납하고 2대를 추가로 도입해 현재 24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2019년 대비 2대가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반납한 항공기는 모두 에어버스 A321-200 기재로, △임차만료 1대 △임차계약해지 3대다. 새롭게 들여온 항공기는 A321-200NEO로, 기존 항공기를 효율이 높은 항공기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은 2019년 7대에서 지난해 1대를 줄여 현재 6대의 항공기를 운항 중이다.

신생항공사 중 유일하게 취항해 비행을 이어오고 있는 플라이강원도 코로나19 사태에 임차 항공기 2대를 조기 반납하고 현재는 1대만으로 운항을 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대씩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사로부터 임차한 비행기는 매월 리스료와 주기료, 정기점검 등 비행기 관리에 드는 고정비가 발생한다”며 “이는 비행기를 운영하지 않고 공항 주기장에 세워두기만 해도 발생하는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운휴 항공기가 늘어난 상황에 여객이 줄어 수익은 급감하고 고정비는 그대로 지출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 많은 항공기를 임차해 이용하고 있다면 연간 수백억원의 리스료와 이자 등을 지출해야해 결국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항공사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항공기 규모를 축소한 후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다시 항공기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