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기호 2번을 요구하자 당 안팎에서는 ‘심술을 부린다’ ‘야권 후보단일화에 재를 뿌린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기호 2번을 요구하자 당 안팎에서는 ‘심술을 부린다’ ‘야권 후보단일화에 재를 뿌린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기호 2번을 요구하자 당 안팎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기호 2번으로 나가야 선거운동을 도울 수 있다며 사실상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내지 합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기호 2번(국민의힘) 후보로 나오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며 “법률적으로도 그렇고, 당이 전체적으로 다른 당의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재’를 뿌리고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발(發) 기호 2번 논란, 참으로 유치찬란하다”며 “이제와서,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면 선거를 도우지 못한다고 겁박하는 것은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도대체 이게 무슨 고약한 심보인가. 제발, 후보들 끼리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 주시면 안 되나“라며 ”당을 대표하는 분이 단일화를 앞두고 재를 뿌리는 잡음을 내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김종인 위원장이 안철수 후보에게 2번 달고 뛰어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은 이미 자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패배주의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자당 후보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메세지를 내 놓으라”며 “끝까지 심술 부리는 모습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기호 2번을 달고 나가야 당선된다는 주장인데, 이는 근거도 없으며 단일화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주장일 뿐”이라며 “역으로 나경원 또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단일화에 이길 경우 국민의당에 입당하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기호 2번’을 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3일 BBS 라디오에서 “이번에 많은 분들이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일까 거기에만 관심이 있다”며 “기호가 몇 번이어야지 된다, 이런 요구를 하는 분은 제가 뒤에서 만나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번과 2번의 대결이 된다면 지금까지 서울에서 7연패를 했다”며 “그래서 계속 진 방법보다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서로 실무선에서 협의하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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