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시 ‘뷰게라 블랙박스’ 무조건 장착… 소비자 불편 외면, 문콕·주차 뺑소니 못 잡아
타사 제품 장착 시 전자계통 보증 ‘NO’… “상시녹화 시 전자계통 오류 가능성↑”
소비자들, “내 차는 내가 지킨다”… 타사 블박 장착 후 서비스 입고 시 탈거하기도

메르세데스-벤츠 순정 블랙박스로 알려진 카네비컴 뷰게라 스타뷰S(MB-900SB). 해당 제품은 주차 중 상시녹화 및 충격 녹화가 지원되지 않는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출고할 시 장착하는 순정 블랙박스 ‘뷰게라 스타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뷰게라 스타뷰 블랙박스는 차량 시동을 끄면 주차 중 상시녹화가 되지 않는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화질도 아이나비나 파인뷰 등 브랜드의 블랙박스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으나 벤츠는 해당 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벤츠가 자사 이익만을 위해 소비자들의 불편은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는 지난 2018년부터 카네비컴으로부터 뷰게라 블랙박스 ‘MB-900SB(스타뷰S)’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해당 제품은 차량의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만 녹화가 진행된다. 시동을 끄면 블랙박스도 꺼진다. 충격 이벤트로 인한 녹화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차된 벤츠 차량의 블랙박스가 뷰게라 스타뷰S라면 ‘문콕(차 문을 여닫을 때 다른 자동차의 문을 긁거나 찍는 일)’이나 접촉사고가 발생했어도 그냥 가도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주차 시 녹화가 안 되는 블랙박스는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그럼에도 벤츠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선뜻 타사의 블랙박스 제품을 장착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나비나 파인뷰 등 브랜드의 블랙박스를 추가로 장착할 경우, 벤츠에서 전자계통 보증 서비스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벤츠의 전자계통 보증 서비스는 3년·10만㎞이지만, 주차 중 상시녹화를 위해 타사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일부 벤츠 영업사원(딜러)들은 소비자들에게 서비스센터 입고 전 개별적으로 설치한 블랙박스는 탈거(脫去) 할 것을 권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지만,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없다. 벤츠 차량을 구매한 이들은 주차 상태일 때 뺑소니나 주차 테러를 우려해 결국 주차‧이벤트 녹화가 가능한 블랙박스와 보조배터리를 이중 설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블랙박스를 추가로 장착한 이들은 서비스센터 입고 시 해당 제품을 탈거하고, 서비스를 받은 후 다시 장착한다는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 기자가 10여곳의 블랙박스 판매점에 문의 한 결과, 대부분 벤츠 차량에 장착되는 스타뷰S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었으며, 벤츠 차량은 순정 블랙박스(스타뷰S)가 설치돼 있음에도 추가로 장착하러 오는 고객이 꾸준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적지 않은 벤츠 구매자들이 블랙박스를 이중으로 설치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블랙박스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뷰게라의 스타뷰S 제품은 계륵 같은 존재로 불린다. 설치하지 않으면 서비스도 받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설치를 안 할 수 있을까”라며 “일부 고객들은 스타뷰S 제품이 요즘 시중에 판매되는 블랙박스보다 화질도 좋지 않으며, 앞차량 번호판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더러 한다. 최근 출시되는 최고사양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벤츠 측 관계자는 타사 블랙박스를 장착한다 해서 무조건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벤츠 관계자는 “고객이 차량 출고 후 타사 블랙박스를 추가로 장착한 후 전자기계통 문제가 발생한다면 해당 문제에 대해 원인을 먼저 진단을 한다”며 “진단 결과가 해당 블랙박스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될 시에는 서비스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설 블랙박스를 장착할 시 서비스가 불가할 수도 있는 이유는 제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배선 작업 등의 설치 방법이 다를 수 있고, 배선 작업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배선 작업 시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쇼트(합선)나 배터리 방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뷰게라 스타뷰S를 벤츠에 공급하는 카네비컴 측은 “고객사의 요청에 의해 제품을 제작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카네비컴 관계자는 “우리는 최초 제품 기획 당시 고객사(벤츠)에서 주차 상시녹화 기능은 빼고 제작을 해달라는 요청에 의해 해당 제품(스타뷰S)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년이 지난 제품을 아직까지 공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동차도 신차가 출시되면 페이스리프트나 풀체인지까지 시일이 소요된다. 블랙박스와 같은 액세서리도 매년 바뀔 수는 없다”며 “또한 당시에는 최고급 사양으로 제작을 해 화질이나 용량 등 성능면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뷰S의 화질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이는 주관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네비컴에도 주차 중 녹화가 가능한 블랙박스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제품을 벤츠에 공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객사 요청”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향후 업그레이드 된 제품 공급 계획이나 공급계약 기간 등에 대해서도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벤츠 차량에는 한동안 뷰게라 스타뷰S 블랙박스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뷰게라 스타뷰S 이전에 벤츠 측에 블랙박스 제품을 공급하던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제품 MB스타뷰 제품도 주차 중 상시녹화가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과거 아이나비 측에 따르면 벤츠 코리아 측은 주차모드 사용 시 차량 배터리 방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차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옵션 사양으로 제작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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