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감독 돈 홀‧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이 극장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감독 돈 홀‧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이 극장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인간과 드래곤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신비의 땅, 쿠만드라 왕국.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삼키는 악의 세력 ‘드룬’이 들이닥치자, 드래곤들은 인간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전설 속으로 사라진다.

500년 후 부활한 드룬이 또다시 세상을 공포에 빠뜨리자, 전사 라야는 분열된 쿠만드라를 구하기 위해 전설 속 마지막 드래곤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험난한 여정을 겪으며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전설 속 드래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라야는 세상을 구하고 소중한 이들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감독 돈 홀‧까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다. ‘겨울왕국’ ‘모아나’ 등 디즈니 실력파 제작진이 뭉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그동안 디즈니에서 선보였던 작품들과 사뭇 다른 매력을 지녔다.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동남아시아의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창조, 새로운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라야(위)와 드래곤 시수(아래 오른쪽)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라야(위)와 드래곤 시수(아래 오른쪽)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주인공 라야다. 첫 동남아시아계 주인공 라야는 ‘공주’보다는 ‘전사’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진취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다. 드래곤의 수호자 라야는 아버지를 대신해 분열된 쿠만드라를 화합하고, 악의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끊임없이 나아간다. 특히 엘사나 모아나처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운명과 책임감 앞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며 전사로 거듭나는 모습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또 하나의 주인공 드래곤 시수도 독특한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설 속 신성한 드래곤이지만, 시수는 근엄하거나 압도적이지 않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지나치게 솔직하다. 또 센스 넘치는 랩 실력도 지녔다. 때때로 실수를 하며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인간과 똑같이 실수하며 성장해 나가는 드래곤 시수는 전형성을 탈피한 모습으로, 독창적인 캐릭터의 탄생을 알린다.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미장센을 완성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미장센을 완성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경이로운 자연과 이국적인 풍광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비주얼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태국의 전통 수프 똠얌꿍부터 대표 교통수단 삼륜차에서 영감받은 툭툭, 사원의 스투파를 오마주한 라야의 모자까지 동남아시아의 문화 요소를 곳곳에 녹여내 신선한 재미를 준다.

화려한 액션 시퀀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영화 내내 펼쳐지는 추격신과 대규모 전투신이 꽤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라야와 라이벌 나마리의 결투 장면은 액션영화 못지않은 긴박감이 흐르고, 악의 세력인 드룬이 인간들을 공격하는 모습은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대규모 전투 장면을 보는 듯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 시선을 빼앗는다.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중에서도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콰피나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쿠만드라 왕국에서 송곳니의 땅 족장 비라나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또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이 라야의 아버지 벤자 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러닝타임 114분, 오늘(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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