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혼다, 1∼2월 판매량 전년 대비 감소… 렉서스만 증가
혼다, 신차 출시했지만 부진 여전… 단출한 라인업, 문제로 지적
토요타 시에나·혼다 오딧세이, 신형 출시로 한국 미니밴 시장에 재도전

한국토요타자동차와 혼다코리아가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복구에 성금을 기탁했다. / 각 사
토요타와 혼다가 연초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 각 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일본자동차 브랜드가 올해도 신통치 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만 소폭 판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토요타와 혼다는 여전히 부진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혼다는 실적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신차를 줄줄이 출시하며 라인업을 가다듬었다. 토요타도 상반기에 신차 2종을 새롭게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신차 출시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반등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2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일본차 브랜드 중 렉서스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다. 렉서스의 지난 1월과 2월 판매실적은 각각 443대, 677대로 두 달 동안 1,12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8% 상승한 수치다. 노재팬 바람이 불기 전인 2019년 1∼2월 판매실적(2,816대)에는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다시 판매량이 늘어난 점은 유의미해 보인다.

반면, 토요타와 혼다는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이 노재팬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지난해 연초보다 더 줄어들었다. 두 브랜드의 1∼2월 실적은 △토요타 814대(12.7%↓) △혼다 412대(40.4%↓)에 불과하다.

토요타와 혼다는 올해도 실적 회복이 불투명해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토요타와 혼다는 신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혼다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연초부터 신차 공세에 나섰다. / 혼다코리아
혼다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연초부터 신차 공세에 나섰다. / 혼다코리아

먼저 신차 러시에 시동을 건 브랜드는 혼다다. 혼다는 지난 1월 말,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기존 어코드의 마이너체인지 모델로, 상품성이 대폭 개선됐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두 모델의 강점은 혼다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혼다 스포츠 하이브리드 i-MMD(인텔리전트 멀티모드 드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된 점이다. 혼다 측에 따르면 두 차종은 이 시스템 덕에 효율적인 연비를 달성함과 동시에 넉넉한 출력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두 차종은 출시 후 신차 특수를 크게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음에도 혼다의 2월 실적은 부진하다. 혼다는 지난 2월 실적이 220대에 불과하다. 이 중 어코드 모델은 114대, CR-V는 71대, 그리고 나머지는 오딧세이 22대, 파일럿 13대 등이다.

어코드와 CR-V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음에도 판매량 증대로는 이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혼다의 준대형 SUV 파일럿이 지난해 수입차 SUV 시장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 혼다코리아
혼다의 준대형 SUV 파일럿이 지난해 11월 연식변경 모델이 국내에 새롭게 출시됐으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혼다코리아

혼다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 국내 출시에 이어 지난달 25일, 2021년형 뉴 오딧세이도 들여와 판매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2021년형 파일럿을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단 4개월 사이에 모든 차종의 연식 변경이나 신차 출시를 마친 셈이다.

이는 지난해 혼다의 실적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 올해 실적부진 타개책으로 신차 특수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혼다는 신차 출시와 함께 라인업을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혼다 시빅과 HR-V 등 일부 차종이 국내 판매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앞서 혼다는 지난 2016년 자사 준대형 세단 레전드의 한국시장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일부 모델의 한국 시장 단종은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혼다는 2015년 5세대 뉴 레전드를 국내에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2월~2016년 1월, 1년 사이 총 판매대수가 127대에 불과했으며, 당시 엔고 현상에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1년 만에 단종을 선언했다.

시빅과 HR-V 역시 지난 1년 동안 판매 실적이 바닥을 쳤다. 2020년 HR-V는 134대, 시빅은 33대에 불과한 성적을 거뒀다.

이로써 현재 혼다가 국내에 판매하는 차종은 △어코드 △CR-V △파일럿 △오딧세이 등 4종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별도로 집계하더라도 6종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달리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판매 모델의 수가 수십 종에 달한다. 많은 모델을 시장에 투입하는 이유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연령층을 모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혼다는 한정적인 모델로 근근이 버티는 모습이다.

풀체인지를 거친 4세대 토요타 시에나. / 토요타
풀체인지를 거친 4세대 토요타 시에나가 4월 한국 땅을 밟는다. / 토요타

토요타의 상황은 혼다보다는 다소 나은 편이다. 토요타는 국내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 총 9종을 판매 중이다. 토요타는 9종의 모델 중 미니밴 시에나와 중형 세단 캠리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토요타가 오는 4월 국내에 출시할 4세대 시에나는 하이브리드 심장을 품고,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또 토요타의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한 캠리의 부분변경 모델을 상반기 내 출시할 계획이다. 토요타의 연초 판매 부진은 다소 이유가 있어 보인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상륙하면 미니밴 시장은 기아 카니발 및 혼다 오딧세이 등과 3파전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국내 미니밴 시장은 연 6만대 이상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시장은 카니발이 장악하고 있다.

토요타와 혼다가 실적을 소폭 개선하기 위해서는 카니발의 파이를 얼마나 뺏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는 미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혼다 오딧세이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8만3,409대 판매를 기록해 미국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8만4,113대)를 바짝 추격했다. 그만큼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모델인 셈이다. 지난해 토요타 시에나는 미국시장에서 4만2,885대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혼다는 8일 국내 자동차 서비스 품질 및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혼다 고객만족평가단 2기’를 선정해 온라인 발대식을 가졌다. 꾸준히 한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등 국내 시장에 대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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