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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착한 드라마 ‘나빌레라’, 이유 있는 호평
2021. 03. 30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막장 뺀 ‘착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나빌레라’. /tvN
막장 뺀 ‘착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나빌레라’. /tvN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불륜도, 범죄도 없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억지 설정도 없다. 삶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열정을 깨달은 일흔 할아버지와 버거운 현실 속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찾아가는 스물셋 청년의 꿈과 도전만 있을 뿐이다. 막장 뺀 ‘착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나빌레라’의 이야기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연출 한동화, 극본 이은미)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 분)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웹툰 ‘나빌레라’(HUN, 지민)를 원작으로, ‘38사기동대’ ‘청일전자 미쓰리’ 등 휴먼 드라마의 대가로 불리는 한동화 감독과 ‘터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은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지난 22일 2.8% 시청률로 출발한 ‘나빌레라’는 지난 29일 방영된 3회가 3.3%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최고 시청률은 4.0%(이상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까지 치솟았다. 수치로만 봤을 땐 다소 아쉬운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매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시청률과 별개로 뜨거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나빌레라’의 가장 큰 미덕은 ‘착한 이야기’다. 남들은 늦었다고 말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덕출은 오랫동안 가슴속에만 간직해왔던 꿈을 향해 황혼의 도전을 시작한다. 편견을 벗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한 덕출의 의지와 노력은 꿈의 가치를 일깨워주며 인생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일흔 덕출과 스물셋 청춘 채록의 도전과 성장을 담은 ‘나빌레라’. /tvN
일흔 덕출과 스물셋 청춘 채록의 도전과 성장을 담은 ‘나빌레라’. /tvN

특히 일흔 할아버지 덕출과 스물셋 청춘 채록의 우정과 도전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덕출은 마지막 열정을 깨닫는 순간 채록을 만나고, 채록은 고된 삶이 힘겨워 힘이 희미해지던 순간 덕출을 만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티격태격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고,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 삶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열연은 ‘나빌레라’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 중심엔 노배우 박인환이 있다. 가슴 깊이 담아뒀던 발레의 꿈을 꺼내든 은퇴한 우편 배달원 덕출로 분한 그는 발레 앞에서 항상 두 눈을 반짝이는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부터 가족을 위해 평생을 희생해온 우리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며 마음을 흔든다.

덕출에게 발레가 그랬던 것처럼, 박인환에게도 발레리노 덕출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실제 6개월간 발레 레슨을 받았다는 박인환은 앞서 진행된 ‘나빌레라’ 제작발표회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느냐’ 생각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연배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나빌레라’를 더욱 빛나게 한다. 박인환(오른쪽 위)와 나문희(아래 왼쪽), 그리고 송강(오른쪽). /tvN
배우들의 열연은 ‘나빌레라’를 더욱 빛나게 한다. 박인환(오른쪽 위)와 나문희(아래 왼쪽), 그리고 송강(오른쪽). /tvN

채록 역을 맡은 송강도 좋다.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채록의 심경 변화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관록의 배우 나문희가 덕출의 아내 최해남으로 분해 박인환과 현실 부부 같은 ‘케미’를 보여주며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발레리노’라는 신선한 소재도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비결 중 하나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발레리노, 발레리나의 고혹적인 춤사위와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신선한 소재와 착한 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나빌레라’. 풀어낼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끝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 많은 이들의 가슴에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