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감독 리 아이작 정)에서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 스틸컷. /판씨네마
영화 ‘미나리’(감독 리 아이작 정)에서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 스틸컷. /판씨네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젠 정말 오스카만 남았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윤여정이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수상에 청신호를 켰다.

윤여정은 5일(한국시각) 미국 LA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감독 리 아이작 정)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배우조합상은 미국 배우조합이 주최하며 영화와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 내 모든 배우들이 동료 배우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시상식이다. 지난해 해당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서는 최초로 앙상블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한국 배우가 개인으로 연기상을 수상한 건 윤여정이 처음이다.

이날 윤여정은 △마리아 바칼로바 (보랏2: 서브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 (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 (더 파더), △헬레나 젱겔 (뉴스 오브 더 월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트로피를 차지해 이목을 끌었다.

미국배우조합상은 수상작 선정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보다 더욱 높은 확률로 오스카 연기상 수상자와 일치하고 있어 ‘미리 보는 오스카’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도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배우 윤여정이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배우조합상(SAG-AFTRA) 유튜브, TNT live
배우 윤여정이 제27회 미국 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배우조합상(SAG-AFTRA) 유튜브, TNT live

올해 미국 배우조합상의 수상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에 사전 녹화된 시상식 방송을 송출해 공개됐다.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어떻게 제 기분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해외에서 이렇게 알려지게 될지 몰랐다. 정말 많이 영광스럽다. 특히 동료 배우들이 나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 줬다는 것이 더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지금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정말 많이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따라 미 아칸소주의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미국 이민 1세대 이야기를 그렸다. 윤여정은 외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미나리’는 오는 25일 개최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우조연상 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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