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오랜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OLED 부문의 경우 TV매출 증가, LCD가격 상승 등으로 올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위기론까지 대두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그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오랜만에 따스한 ‘봄’의 온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7조3,200억원, 7조4,6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36%, 1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조7,500억원, 6,85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2.3%, 317%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의 수요가 올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 프리미엄 TV 호실적에 OLED도 ‘방긋’… 삼성 QD-OLED TV 출시도 긍정 요소

지난 2월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OLED 패널 매출은 380억 달러(한화 약 42조원)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 2020년 297억달러(한화 32조8,000억원)보다 약 28% 가량 증가한 수치다. OLED 재료시장 역시 전년 대비 40% 성장한 17억5,400만달러(한화 1조9,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올해 OLED 시장 성장의 중심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TV’ 시장 출하량 증가가 큰 몫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자들의 ‘집콕’ 생활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TV와 같은 가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OLED 소비도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도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OLED TV 시장은 수요 팽창기 진입이 예상된다”며 “2021년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7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부터 OLED TV 시장은 수요 팽창기 진입이 예상된다”며 “2021년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7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연내 OLED TV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OLED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여기에 삼성전자가 연내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OLED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내구성 등을 이유로 OLED TV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 기반의 QLED TV의 다음 신형 기술로  QD-OLED(퀀텀닷 필름층을 OLED패널에 적용한 기술)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부터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독과점적 공급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LCD 중심의 중국 패널업체와 달리 OLED 패널공급과 가격결정에 전략적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 4분기부터 QD OLED TV 패널 양산이 시작되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TV 패널 공급이 본격화된다”며 “따라서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한솔케미칼, 실리콘웍스 등 기업들이 OLED TV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CD가격 상승도 도 OLED 시장 성장에 긍정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LCD보다 가격 부문에선 경쟁력이 밀렸던 OLED가 LCD가 적용되는 산업 부문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LCD공장에서 한 직원이 LCD제품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LCD가격 상승에 OLED 수요↑… 모바일 시장 호조에 중소형 OLED도 ‘맑음’

LCD 패널의 가격 상승도 OLED 시장 성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싼 가격 때문에 LCD보다 가격 부문에선 경쟁력이 밀렸던 OLED가 LCD가 적용되는 산업 부문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14일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5인치 LCD TV 패널가격은 200달러(한화 22만3,600원)으로 전년대비 74% 상승했다. 반면 55인치 OLED TV 패널가격은 전년대비 8% 하락한 510달러(57만원)를 기록했다. 1년 만에 가격 차이가 310달러로 줄어든 셈이다.

이로 인해 55인치 LCD와 OLED TV 패널가격 차이는 2020년 1분기 +4.8배 (440달러: LCD 115달러 vs. OLED 555달러)에서 2021년 1분기 +2.6배 (310달러: LCD 200달러 vs. 510달러)로 130달러 축소됐다.

LCD 패널 가격의 상승세는 올해 상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 큰 상황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4월 현재 글로벌 TV제조 업체들의 LCD패널 구매 충족률이 아직까지 50% 불과 △TV 수요강세로 TV 재고부족 상태 지속 예상 △ 유리기판, IC 등 주요 부품 공급부족 등을 LCD 패널 가격 상승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KB금융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 4월에 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TV 수요 증가 영향으로 4년 만에 200달러를 돌파했다”며 “LCD TV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일어난 OLED TV 패널과의 가격 축소는 향후 OLED TV 수요 촉진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CD TV 패널가격은 당분간 상승 추세가 예상되는데 LCD TV 패널가격 상승이 지속될수록 OLED TV 수요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따라서 LCD와 OLED TV 패널가격 차이 축소는 향후 OLED TV 수요촉진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TV 등 대형 OLED 패널뿐만 아니라 중소형 OLED의 하반기 산업 기상도 역시 ‘맑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 모바일 분야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연구원은 “OLED 소재 및 장비 부문에서 하반기 이익 성장이 강한 쪽은 모바일 부문으로 보인다”며 “커버리지 OLED 소재 및 부품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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