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물을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GKL
GKL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물을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GKL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낙하산 천국’이란 오명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 이어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서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몸담았던 인물을 요직에 앉힐 전망이다. 정권 말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낙하산 논란은 더욱 씁쓸함을 자아낸다.

◇ 청와대·여당 출신 줄줄이 합류

GKL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근 감사를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후보자로는 김애경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삼일회계법인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외국변호사, 비씨카드 컴플라이언스 실장 등으로 활동한 김애경 전 비서관은 코트라 상임감사를 거쳐 2019년 1월 청와대에 합류했고, 지난해 5월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청와대 출신이자, 청와대를 떠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GKL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서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를 요직에 앉힌 바 있다. 조경숙 사외이사(비상임이사)다. 조경숙 사외이사는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인 유은혜 부총리의 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5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는데, 여기엔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의 한희경 사외이사도 포함됐다. 비례대표직 승계를 통해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전라북도 도의원을 지내는 등 줄곧 더불어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이번에 후보자로 오른 김애경 전 비서관에 앞서 재직해 온 임찬규 감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 출신이며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연구위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등의 경력이 있다. 2012년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사내이사(상임이사) 중 한 명인 송병곤 GKL 부산사업본부장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화 ‘변호인’ 속 국밥집 아들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송병곤 본부장은 2018년 11월 GKL에 합류했으며, 올해 초 연임을 통해 내년 2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GKL의 수장 유태열 사장 역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태열 사장은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지냈고,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선언에 나선 바 있다.

GKL의 사장과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 등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선임 절차가 진행된다. 사장과 감사의 경우 대통령이 최종임명권자고, 사내이사는 GKL 사장,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임명권한이 있다. 

GKL 관계자는 “법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임원을 선임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임하는 감사 후보자의 경우 더욱 강화된 자격요건을 충족할 뿐 아니라 경력 또한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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