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페인트가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 실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조광페인트가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 실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하는 한편, 일반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강조되고, 최대 임기를 법적으로 제한한 것도 이러한 차원에서다. 

하지만 조광페인트는 이러한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사외이사 실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적 개선 못지않게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광페인트는 현재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 중 박성영 사외이사는 지난해 개최된 6회차의 이사회 중 단 한 번만 참석했다. 출석률은 17%다. 또한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통해 선임된 이창열 사외이사는 이후 개최된 5회차의 이사회 중 한 번만 참석해 25%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사외이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무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감시·견제하고 일반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사외이사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라 할 수 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않을 경우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매년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이사회 출석률이 70%에 미치지 않을 경우 성실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를 권고한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내에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한동안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과 가까운 인물이 사외이사로 선임되거나, 심지어 전관예우에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을 전후로 변화가 찾아왔다. 부적절한 사외이사 실태가 만연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됐고, 이러한 지적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 반영되거나 규정 강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한 기업에 오랫동안 재직하는 ‘장수 사외이사’나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는 찾아보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지난해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을 뿐 아니라 적자 규모가 커진 조광페인트는 실적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착수한 상태다. 실적 개선 뿐 아니라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사외이사 실태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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