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백산에 재직했던 사외이사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남긴 채 임기만료로 물러났다.
지난해까지 백산에 재직했던 사외이사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남긴 채 최근 임기만료로 물러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돼 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자사주 처분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기도 했던 백산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사외이사 실태로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새로운 사외이사와 함께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3월을 기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떠난 문만호 전 백산 사외이사는 지난해 총 5차례 열린 이사회 중 단 한 번만 출석했다. 또한 2019년에는 3차례 열린 이사회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2018년 역시 선임 후 3차례 열린 이사회에 전혀 출석하지 않았다. 

즉, 문만호 전 사외이사는 3년의 임기 동안 11차례 개최된 이사회에 딱 한 번만 출석한 셈이다. 출석률은 10%를 밑돈다. 그러고도 3년 동안 백산으로부터 받은 보수는 7,100만원(△2018년 1,100만원 △2019년 1,600만원 △2020년 4,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이 대폭 강화된 최근의 시대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내에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한동안 유명무실했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개선이 이뤄져오고 있다.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가 법적으로 제한되고, 이사회 출석률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다.

한편, 백산은 문만호 전 사외이사의 뒤를 이을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됐다. 검찰 출신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남기춘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앉힌 것이다. 때마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나 대권주자로서 더욱 부각되면서 백산의 주가는 껑충 뛰었다.

백산은 이러한 주가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이달 초 자사주 매각을 단행했다. 보유 중이던 자사주 54만4,439주를 주당 9,932원에 모두 처분했으며, 이를 통해 약 54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백산의 이러한 행보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대목이다. 새롭게 선임된 남기춘 사외이사는 이전과 다른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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