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첫 만남을 갖고 협력에 대해 뜻을 모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호중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첫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큰 틀에서 '민생과 협치'에 공감했다. 하지만 쟁점 사안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말 뿐인 협력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일단 분위기는 좋았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윤 원내대표를 맞이한 주 권한대행은 “당선을 축하드리고 원내대표단의 방문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손을 맞잡은 뒤 같이 사진을 찍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원내대표도 주 권한대행의 환대에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17대 국회 때 초선의원으로 만나 뵀던 주 대표를 그때부터 존경해왔던 의미를 갖고 있다”며 “평소 존경해온 주 권한대행께서 이렇게 반갑게 저를 맞이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첫 상견례에서 이들의 주된 화두는 ‘협력’이었다. 그간 거대 여당에 밀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관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권한대행은 윤 원내대표를 향해 “일주일 남짓 같이 일할 기회가 없어서 아쉽다”며 “마치는 입장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국민이 바라는 국회상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가치투쟁이고 싸움이라 하지만 국민 통합, 여야 협치 이런 것들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윤 원내대표도 앞으로 1년간 협치와 관용, 통합으로 이끌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지난 한 해 우리 국회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여야 간 서로 싸울 때는 싸웠지만 협력할 땐 협력해오면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주 권한대행의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국회가 되면 좋겠고 저희 당도 이번 재보선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국민의 명령은 민생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자세라면 앞으로 여야 관계에서 큰 어려움 없이 협력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은 없다고 못을 박은 반면 국민의힘은 원 구성 재협상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새 지도부 구성이 완료될 경우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 원 구성 재협상은 ′글쎄′

두 원내대표가 ‘협력’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평행 대치 기류도 엿보였다. 당초 큰 쟁점인 ‘원 구성 재협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구성은) 1기 원내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말씀을 계속 드렸다”며 사실상 재협상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윤 원내대표와 실질적으로 합을 맞출 지도부다. 문제는 현재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인사들 모두 원 구성 재협상에 대해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의 몫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데 의견이 집중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 가진 것은 국회 내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며 “계승돼야 할 전통을 파기하고 일방적인 운영을 했기 때문에 이건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도 같은 라디오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다른 상임위는 양보할 수 있다더라도 법사위 만큼은 안 된다는 기류가 확고하다. 전날(22일)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법사위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렇다 보니 당장 양당 지도부 구성이 완료될 경우 전면 격돌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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